칼럼

좋은 공공병원 만들기 운동본부 출범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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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는 위기에 처해 있다. 시장 중심 의료 체계는 의료비 상승, 의료인력 부족, 통합적 서비스의 분절, 소외, 의사-환자 간 불신을 낳고 있다. 경제 · 사회적 불평등은 의료접근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건강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생태 위기는 극심한 기후재난, 인수공통감염병 증가로 인한 팬데믹 등의 위험으로 인류 존속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복합위기 앞에서 우리는, 이제 더는 시장 중심 의료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자각하고, 누구도 타인의 목숨을 선별하거나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진실에 기초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의료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우리는 소외, 차별, 배제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공공의료 서비스가 모든 이들의 건강을 위한 기본권임을 선언한다. 주권자인 국민 모두의 건강권이 시장 의료 체계에 의해 위협받거나 농락되는 현실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 의료 공급체계는 시민의 보편적인 건강권 보장을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서비스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필수적 조건이다. 공공의료는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차별 없이 보장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구현하며, 지역이나 계층에 의한 의료격차를 해소하며 개인과 집단의 존엄을 보장하는 필수 생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자람이 없는 충분한 공공의료가 서로 교차하는 여러 불평등에 맞서 싸우는 데 필수적임을 선언한다. 공공의료는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던 시장 중심 의료 서비스를 모든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왜곡된 불평등 문제를 바로잡고 정의로운 사회의 토대를 마련하는 최소의 조건이다. 소득, 질병, 장애, 인종, 젠더 등에 따른 차별이 없는, 공공병원의 이용의 모자람이 없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고유한 잠재력을 펼치도록 만드는 최소의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공공의료가 현재 진행 중인 기후·생태 위기를 완화하고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선언한다. 이윤보다 사람들의 삶과 생태 조건을 우선 고려하는 공공병원과 공공의료 서비스는 이윤 중심 의료 체계보다 생태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지역 주민의 안전과 필요에 부응하는 좋은 공공병원은 생태 위기로 인한 사회적 물리적 변화에 대응하는 회복력을 구축하고 미래 세대 간 평화와 정의를 달성하는데 앞장 설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료주권을 되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에 기반한 ‘좋은 공공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한다.

1. 보편적 접근성 : 경제적 접근성과 지역적 접근성을 포함해 누구나 존엄하게 생활하고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병원과 공공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1. 참여와 투명성 :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서비스의 설계, 조직, 재정, 거버넌스, 서비스 제공 및 모니터링에 있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1. 보건의료인력 양성의 공공성 : 보건의료인력 양성, 공급, 면허, 교육 등에 대한 제도는 공공복리에 맞게 규제되어야 하며,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력 양성, 교육에 대한 의무가 있는 국공립 의과대학 제도를 신설하고 충분한 보건의료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1. 건강불평등 개선 : 공공병원은 거주지에 따른 불평등, 소득에 따른 불평등, 질병에 따른 불평등, 성별 및 성적 지향에 따른 불평등, 장애 유무에 따른 불평등과 권력 불균형과 차별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건강불평등 개선을 위해 애써야 한다.
1. 생태 환경의 보호: 공공병원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후·생태를 보호하고 고려하며, 이윤을 위한 낭비 의료를 멈추고 환경친화적 병원이 되도록 계획하고 운영해야 한다.
1. 차별 없고 안전한 노동 환경 : 공공병원은 공공의료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과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사람 모두에게 평등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1. 상업적 의료로부터의 보호 : 공공병원은 이윤과 자본 축적을 위한 경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공병원은 보편적 공공의료 서비스의 원칙에 입각해 상업적 의료와 영리적 의료행위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공공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공공병원은 국가가 이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선언한다. 공공의료와 공공병원에 대한 지원과 지속가능한 운영의 책임은 국가와 시민들의 집단적이며 사회적인 약속이다. 우리는 시장 중심 의료 체계 속에서 공공병원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비효율, 낮은 품질, 경제 성장에 해가 되고, 공공의료 노동자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한다는 등의 많은 편견과 신화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신화들은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정치적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된 전략들일 뿐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이것이 거짓말임을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우리는 잘못된 편견들에 맞서 시장 중심 의료가 제공할 수 없는 것을 제공하는 공공병원, 인간의 존엄성이 우선되는 공공병원, 누군가의 목숨을 흥정하거나 선별하지 않는 공공의료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공공의료가 우리의 미래다. (끝)

2024년 5월 24일
좋은 공공병원만들기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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