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돼지독감] 타미플루 부족? 그건 당신 생각이고! (황윤엽)










타미플루 부족? 그건 당신 생각이고!
한국은 연말 기준으로 인구 대비 11%가량의 타미플루를 확보했다. 이는 세계 대다수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 세계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항바이러스제 부족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중환자실 부족이다.






출처 : 시사인 [103호] 2009년 08월 31일 (월) 11:01:33 황윤엽 박사 (텍사스 주립대학 의과대학·병리학)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50

신종플루 발병 초기에는 환자가 몇 명 발생하느냐가 중요한 이슈였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가 몇 명인지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 심지어 많은 국가가 확진 환자 통계를 추산하지도 않는다. 지금은 유럽을 포함한 일부 선진국에서만 환자 통계를 잡는다. 유럽연합 질병관리본부(ECDC) 8월26일자 일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의 신종플루 사망자는 모두 2600명이 넘는다.

사망자는 대부분 최초 발생지인 멕시코(179명)를 포함해서 인접국인 미국(522명) 캐나다(71명), 그리고 유럽의 영국(59명) 등에서 주로 발생했다. 7~8월이 겨울인 남반구의 경우 아르헨티나(439명) 브라질(557명)에서 많이 발생했다.

많은 사람이 유럽에서는 왜 유독 영국만, 남미에서는 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만 환자가 다수 발생했는지 의아해한다. 과학자들 역시 이 문제가 신종플루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 무슨 단서가 되지 않을까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 어쩌면 위 표의 사망률과 인구 수를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사망률)가 0.6명이 넘는 국가는 남미나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 대부분 지구 남반부에서 현재 겨울을 나고 있는 나라들이다. 아르헨티나처럼 인구 10만명당 1명꼴로 사망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거의가 10만명에 0.6명 안팎이다. 물론 아직도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자가 계속 나오지만, 현재 브라질·아르헨티나의 경우 새로운 감염자 수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8월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첫째 주에는 1578명이 신종플루 확진 환자로 판명되었는데, 둘째 주에는 826명으로 감소했다. 셋째 주에는 더 줄어 그 수가 273명이었다. 물론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남반부의 겨울이 차차 끝나가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일단 남반부에서는 신종플루 위험이 한 고비를 넘기지 않았나 하는 예측이 가능하다.

지구 북반구 국가 중에서 신종플루 피해자가 속출하는 몇몇 나라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최초 신종플루 발생국인 멕시코와 인접한 나라들이다. 멕시코·미국·캐나다는 모두 나프타(NAFTA), 즉 북미자







   
아르헨티나(위)는 전 세계에서 신종플루 사망률(10만명당 사망자 수)이 가장 높다.
유무역협정국으로 물적·인적 교류가 활발하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미국과 가장 활발히 교류한다. 또 영국은 유럽의 대륙 국가들과 달리 여름방학을 늦게 시작했다. 따라서 학교를 통한 전염이 조금은 더 지속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인류의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 특히 신종플루에 대한 지식은 왜 특정 국가에서 신종플루가 더 창궐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얻기에 무척 제한적이다.

한국 사망자 수 ‘최대 500명, 최소 150명?’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가장 심각한 사망률을 보이는 아르헨티나와 다른 남미 국가들의 경우에도 사망률이 1명 내외가 최대치라는 것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즉, 인구 4900만명인 대한민국을 현재







   
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위)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겨울인 남반구 국가의 평균 피해 상황으로 대입해보면, 최대 500여 명에서 250명 남짓한 피해자를 예측할 수 있다. 물론 브라질이나 페루 수준이라면 150명가량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아직은 신종플루가 북반구의 겨울을 거치며 병원성이 더 강화될지, 아니면 더 감소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산하는 대로 희생자가 최대 2만명 발생할 가능성은 그야말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극단적 예상에 불과하다. 지나친 염려가 옳지 않은 까닭이다.

지난 8월21일 시민단체들은 타미플루 비축량이 부족하다며 특허정지 조처를 내린 뒤, 강제 시행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이 주장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현재 국제 사회의 타미플루 현황을 살펴보자. 영국과 프랑스 정도가 인구 대비 50% 정도의 비축 물량을 준비해놓았고, 미국과 일본은 20~25%를 비축해두었다. 한국의 경우 (연말 기준으로) 11%인데, 세계 여러 국가에 비해 결코 적은 물량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로슈의 생산 능력은 연간 1억명분 정도이지만, 내년 초까지 4억명 분량으로 생산설비를 확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로슈가 라이선스 생산을 허가한 인도의 헤테로 제약사가 이미 지난 5월에 월 8000만명분의 생산 능력을 갖추었다. 더불어 인도는 물질 특허 규제를 받는 나라가 아니다. 따라서 시프라나 란박시 같은 인도의 대형 제약회사도 타미플루와 동일한 성분의 복제약 생산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로슈가 최초로 라이선스 생산을 허가한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타미플루는 중국 정부에만 판매가 허가되어 다른 나라로 수출이 불가능하지만, 중국이 자체 수요를 충족할 생산설비가 갖춰져 있다는 점은 국제 항바이러스제 수급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즉,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두 나라가 자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합법적으로 100여 개국 이상에 판매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4~6주일 정도의 준비 기간만 있으면 타미플루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는 제약사들이 있다. 2009년 2월 당시 전 세계 각국 정부가 비축한 타미플루 재고량만 해도 2억명분이 넘었다. 현재 전 세계 각국의 타미플루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이번 겨울 북반구의 항바이러스제 부족을 예상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타미플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GSK의 리렌자 역시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다. 이 약품은 연말까지 현재의 연 생산량 6000만명분을 1.9억명분으로 늘릴 예정이다. 자료만 놓고 보면, 예산 확보가 문제이지, 물량 확보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적다.

정말 부족하고 준비가 필요한 분야는 따로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중환자실 부족’을 눈에 띄게 강조한다. 대다수 환자는 간단한 치료나 휴식 후 회복되지만, 일부 환자는 패혈증 발병 등 병세가 심각하게 진행된다. 이 경우에는 중환자실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된다. 이런 상황은 이미 70~80% 이상인 중환자실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려, 올가을과 겨울에 심각한 중환자실 적체를 예상할 수 있다. 더불어 일반 시민의 과도한 공포 심리와 맞물려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경증 환자까지 병원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투자와 대국민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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