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생의학/의료상업화] 젠자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미커(David Meeker) 방한

“희귀 질환 치료제 시장, 한국에 큰 기회될 것”


  • 이영완 기자
  •  조선일보 2013.06.18 21:56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6/19/2013061900443.html?news_Head1



    [세계적 제약사 젠자임의 데이비드 미커 CEO]

    건강 위협하는 병 7000개, 그중 6000개 이상이 희귀 질환
    치료제 있는 건 200~300개뿐… 경쟁도 덜해 성장 가능성 커





    제약업계에는 ‘고아(孤兒) 약품(orphan drug)’이란 게 있다. 제약사가 수익성이 없다고 외면한 희귀 질환 치료제를 일컫는 말이다. 희귀 질환의 80%는 질병당 환자 수가 6000명 이하다. 신약을 개발해도 제약사로선 수익이 크게 나지 않아 ‘고아 약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2011년 세계 5위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Sanofi)는 20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희귀 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인 미국 바이오 기업 젠자임(Genzyme)을 인수했다. 고아 약품 제조사인 젠자임을 사들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건강을 위협하는 병이 대략 7000개인데, 6000개 이상이 희귀 질환입니다. 치료제가 있는 건 이 중 200~300종에 불과해요. 개발 여지가 많다는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희귀 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인 미국 젠자임의 데이비드 미커 CEO.


    희귀 질환 치료제 전문 기업인 미국 젠자임의 데이비드 미커 CEO는 18일“희귀 질환 치료제 시장은 경쟁이 덜해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제공

    젠자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미커(David Meeker·57) 회장은 18일 “희귀 질환 치료제는 경쟁이 덜하고 여러 기회를 노릴 수 있어 생각보다 시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호텔에서 열린 제10회 국제 의료기술 평가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그의 말대로 희귀 질환 치료제는 제약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각각의 희귀 질환은 환자가 적지만 모두 합하면 미국과 유럽에만 300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다. 전 세계 제약산업은 3% 성장세에 머물고 있지만 희귀 질환 치료제 시장은 매년 6%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 단백질과 같은 생체물질을 이용한 바이오 의약품은 7%에 육박한다.

    젠자임만 해도 1981년 보스턴 차이나타운의 15층짜리 건물 꼭대기에서 직원 20명으로 출발해 30년 만에 5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사노피는 합병 후에도 젠자임을 독립 운영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미커 회장이 젠자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있다가 합병 후 회장이 된 것도 그 한 예다.

    미커 회장은 “사노피가 젠자임을 합병한 이유에는 치료제도 있지만 문화도 큰 몫을 했다”며 “젠자임 경영의 독립성을 유지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젠자임만의 문화는 ‘환자 중심주의’다. 희귀 질환 환자는 수가 적다 보니 약을 개발해도 임상시험 한 번 하기가 무척 어렵다. 환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지 않으면 신약 개발이 불가능한 것. 미커 회장은 “1만명이 넘는 직원들 모두 환자의 병력을 다 꿰고 있다”며 “환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다 보니 치료제 개발의 효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합병 후 사노피 직원들에게 환자 중심주의를 얘기했더니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만들 수 있겠느냐’고 물어오더군요. 하지만 그건 앞뒤가 바뀐 겁니다. 환자에게 맞는 약을 만들면 돈은 따라옵니다.”

    젠자임은 하버드대 화학과 조지 화이트사이드 교수 등이 효소 부족으로 인한 유전병을 합성 효소로 치료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출발한 회사다. 창업 10년 만에 고셔병(효소 부족으로 발생하는 선천성 질병) 치료제 ‘세레자임’을 출시하면서부터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00년대 후반 생산 시설이 바이러스에 오염돼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공격적인 대응으로 극복했다. 미커 회장은 “당시 경쟁사 약품을 구해 제공하면서까지 환자의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창업 장려 정책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젠자임이 있는 보스턴처럼 뛰어난 대학과 벤처캐피털, 그리고 정부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제약업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신약’보다는 희귀 질환 치료제 같은 틈새시장을 노려볼 만합니다. 다만 환자가 적으니까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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