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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민영화] 전기료 올리더니 대기업발전사 배불렸다

전기료 올리더니 대기업발전사 배불렸다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 입력 2013.03.06 02:58 | 수정 2013.03.06 11:01

http://media.daum.net/digital/others/newsview?newsid=20130306025809204&RIGHT_REPLY=R9

정부가 최근 5년간 전기요금을 30% 인상했지만 한국전력공사(015760)은 적자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는 대기업 발전회사(민자발전사)들의 이익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대기업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판매, 폭리를 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정부가 국민에게 큰 고통을 주면서 인상한 전기요금을 대기업 발전회사에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최근 5년간 대기업 계열 민자발전사들의 수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진은 민자발전사 로고




↑ 최근 5년간 발전사별 전력판매단가 추이(단위 : 원/KWh, 자료 : 금융감독원)




↑ 한국전력공사 전경(조선DB)

◆ SK E&S, 5년만에 영업이익 6배…별도재무제표 기준 이익률 65%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 E&S와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 대기업 발전회사 3곳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2배에서 6배이상 증가했다.

SK E&S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08년 영업이익이 108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배가 넘는 6723억원에 달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4분기 실적을 합산할 경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특히 2008년 3.47%에 머물던 SK E&S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에는 5배 가까이 상승한 16.31%를 기록했다. 해외사업과 기타 자회사 등을 제외한 발전사업 중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65.2%로 늘어났다.

GS EPS와 포스코에너지 역시 최근 5년간 높은 수익 증가율을 보였다. GS EPS의 경우 2008년에는 영업이익 64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두 배 가까운 10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7.97%에서 12.61%로 상승했다. 포스코에너지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18억원에서 2016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대기업 발전회사들은 한국전력공사(015760)에 판매하는 전력단가가 오르면서 수익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SK E&S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전체 매출에서 발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9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전력판매단가는 2010년 KWh당 116원에서 2011년 127원, 2012년 164원으로 상승했다.

GS EPS도 지난해 3분기 발전사업 매출이 838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발전 매출 8112억원보다 많았다. 포스코에너지 역시 같은 기간 발전 매출이 1조8288억원에서 2조763억원으로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포스코에너지의 전력판매단가도 2011년 KWh당 133원에서 지난해에는 183원으로 올랐다.

반면 한전 계열 발전회사들의 전력판매단가는 민자발전사들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국남동발전의 경우 지난해 3분기 KWh당 81원으로 민자발전 3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남부발전(95원), 동서발전(112원) 등 다른 발전자회사들도 민자발전사보다 전력판매단가가 훨씬 낮았다.

정부가 전력산업의 경쟁촉진을 하겠다며 대기업들에게 민간 발전을 허용했으나, 경쟁은 이뤄지지 않았고, 대기업 발전회사에게 높은 이득을 보장해 준 셈이다.

◆ 대기업 돈잔치 하는 동안 한전은 적자 허덕…전기료 부담도 증가

대기업이 민자발전 사업권을 취득해 전력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발전소 건립 후 20~30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전력을 구매하는 한전이 석탄, LNG 등 발전연료의 가격 흐름에 연동해 전력 구매비용을 높여주고, 초기 발전소 건립 비용이 커 중견기업의 진입이 힘들어 사실상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발전회사들이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동안 한전은 매년 급증하는 전력구매비용 부담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전은 8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총 부채규모는 90조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한전은 2008년부터 최근 5년간 전기요금을 30% 이상 올렸다. 특히 민자발전사에게 지급하는 구매비용이 급증한 2011년 이후에는 2년간 4차례에 걸쳐 20% 가까이 요금을 인상하기도 했다.

향후 전력시장에서 민자발전사들의 비중은 더욱 늘어난다. 지난달 확정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지경부는 총 1530만kW의 신규 화력발전 설비 중 74%인 1176만kW의 설비사업권을 동양(001520)과 동부 등 대기업 계열 발전사들에게 줬다.

막대한 수익을 얻는 민자발전사들의 참여 확대에 대한 지적이 늘자 지경부는 민자발전사들의 이윤 폭을 제한하는 ‘정산 상한 가격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한제가 실제로 민자발전사들의 수익을 제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SK E&S의 경우 상한제가 도입돼도 실제 영업이익률(별도기준)은 60%에서 59%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전 중심 전력수급 주장 힘 실려

이처럼 민자발전사들의 과도한 수익과 이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등에 대한 지적이 늘면서 최근에는 과거처럼 한전이 전력생산과 수급을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1990년대까지 전력생산은 한전이 맡았지만 정부는 전력시장에 경쟁을 도입해 수급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이유로 1999년 전력산업구조개편 기본계획에 의해 발전부문을 독립시키고 민간의 참여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후 민자발전사들의 수익은 급증한 반면 송·배전 등 일부 사업만을 맡게 된 한전의 재무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전력난은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 1월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1%는 전력수급을 민영화보다 한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력산업이 효율성보다는 공공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63.9%가 동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관련 전공의 한 대학교수는 “전력 민영화를 도입한 영국, 독일 등은 발전사들의 지나친 이윤 추구로 인해 전기요금 폭등과 발전서비스 품질의 하락 등 역효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전력과 같은 공공서비스는 경쟁 체제의 도입이 무조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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