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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미국의 박근혜 취임 선물은 또 ‘광우병 쇠고기’?

미국의 박근혜 취임 선물은 또 ‘광우병 쇠고기’?


[분석] 美 쇠고기 시장, 더 열어줄 게 없다


강양구 기자 

출처 : 프레시안 기사입력 2013-01-24 오후 6:26:21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30124181055&section=02&t1=n

미국의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 취임 선물의 윤곽이 잡혔다. 미국산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23일(현지 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협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커틀러 대표보는 “쇠고기 협상이 끝난 지 5년 가까이 지났고 한국으로의 쇠고기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미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협의 조항을 쓰는 게 유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진행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에는 협의(consultation) 조항이 붙어 있다. 이 협의 조항은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가 본 위생 조건의 해석이나 적용에 관한 어떠한 문제에 관하여 상대방과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며 “협의는 요청을 받은 국가의 영토 내에서 요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개최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으나 커틀러 대표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협의 조항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미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듯이, 박근혜 차기 대통령의 취임 첫 방미 선물로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을 수용하라는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박근혜, 방미 선물로 또 美 쇠고기 시장 개방?

이런 미국의 요구에 더 열어줄 미국산 쇠고기 시장이 없다. 이미 열어줄 만큼 충분히 열어줬기 때문이다.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멕시코와 비교해도 지금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후보 시절부터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박근혜 차기 대통령이 이런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큰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대폭 개방한 결과로, 우리나라는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큰 이른바 ‘특정 위험 물질’을 제외한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거의 모든 부위를 수입하고 있다. 특정 위험 물질은 소의 편도, 작은창자의 끝부분(회장원외부)과 특히 30개월 이상 소의 뇌, 눈, 척수, 머리뼈, 등배 신경절 등을 말한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여전히 20개월 이하의 쇠고기만 수입 중이다. 일본은 지난해 20개월에서 30개월로 기준을 완화하기로 해, 이르면 2월 1일 적용할 예정이다. 타이완은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으나, 내장이나 분쇄육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어서, 한국보다 수입 위생 조건이 엄격하다.

미국과 국경선을 맞댄 나라이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멕시코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 요구를 수용해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까지 수입한다면 세계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이 가장 느슨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4월에도 미국에서 광우병 소 발생…美 쇠고기 식탁 점령

미국은 지난해 4월 네 번째 광우병 젖소가 확인되는 등 여전히 광우병 위험이 높은 국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느슨한 수입 위생 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쇠고기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미국 육류수출협회는 “2012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10만 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수입 고기 시장의 38퍼센트, 전체 쇠고기 시장의 20퍼센트를 차지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축산업계는 사료 값 인상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 가격의 인상을 꾀하고 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미국이 박근혜 정부에게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위한 협의를 요구한다면, 국무총리 산하에 ‘식품안전처’를 신설해 ‘불량 식품’을 ‘악’으로 규정한 박근혜 차기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박근혜 정부가 일본, 타이완, 멕시코보다 먼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같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을 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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