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내분비 교란물질] 비스페놀A, 허용량 이하도 해롭다”

비스페놀A, 허용량 이하도 해롭다”
서울대의대 동물실험서 간기능저하 등 관찰
 
연합뉴스 | 김길원


 입력 2012.07.16 06:14 | 수정 2012.07.16 08:55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비스페놀A(Bisphenol A)’는 허용량 이내의 적은 양에 노출돼도 해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내과 박영주 교수팀은 생쥐 45마리를 대상으로 비스페놀A를 투여하지 않은 그룹, 저용량(몸무게당 0.05㎎)으로 투여한 그룹, 고용량(몸무게당 1.2mg)으로 투여한 그룹 등 3개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다. 그 결과, 낮은 용량에서도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변형과 간기능 저하를 관찰했다.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 등의 원료물질로 아기 젖병이나 음식·음료수를 보관하는 캔, 치아 밀봉제 등에 들어 있다. 음식이나 음료수를 섭취하다가 소량의 비스페놀A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비스페놀A는 사람의 혈액과 소변은 물론 임산부의 태반이나 양수에서도 검출된다. 현재 체중 60㎏인 성인의 비스페놀A 하루 섭취 허용량은 3㎎이다.


지금까지 비스페놀A는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성질이 있어서 주로 생식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간, 췌장, 갑상선 등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서는 비스페놀A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간기능 이상 등의 문제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도 적은 양의 비스페놀A가 이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보면 저용량(몸무게당 0.05㎎)의 비스페놀A를 투여한 쥐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간수치가 점차 상승해 24시간이 지나자 정상 쥐들보다 간수치가 1.5~2배가량 높아졌다.


생쥐의 간세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간세포 안에서 미토콘드리아의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변화했으며 미토콘드리아도 기능이 저하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간세포에서 산화스트레스 및 염증과 관련된 지표들이 상승했고, 이런 현상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16일 “세포실험에서도 간세포(HepG2)에 비스페놀A를 직접 극미량 처리하자 미토콘드리아의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기능이 저하되는 게 확인됐다”면서 “허용량 이하의 비스페놀A도 유해성이 관찰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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