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세계화/신자유주의] 현재 한국이 체결한 FTA 8개

한.페루 FTA서명..다른 FTA는 `꼬이네’

EU FTA 상반기 비준 일정 빠듯..美는 민주.공화 갈등 심각

출처 : 연합뉴스 2011/03/22 06:05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03/21/0200000000AKR20110321174400002.HTML?did=1179m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이 21일 서명되면서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는 8개로 늘어났다. 글로벌 무대에서 `자유무역의 선봉’에 서겠다는 야심이 실현되는 듯 하다.

   하지만 8개의 FTA 중 가장 중요한 한.유럽연합(EU) FTA와 한.미 FTA의 비준 절차가 국내외에서 난항에 부딪히면서 통상당국의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다.

오는 7월 발효 예정인 한.EU FTA는 번역 오류 등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국회 비준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한.미 FTA는 미국 내 정치권의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한.EU FTA, 야당 반발이 변수
유럽의회가 지난달 17일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가결처리하면서 한.EU FTA의 국내 비준 또한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한.EU 양측이 합의한 대로 오는 7월 1일 FTA를 잠정발효하기 위해선 한국 국회에서도 늦어도 6월말까지는 비준동의안 가결 및 FTA 이행관련 법안 처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가 나타났다. 바로 한.EU 협정문의 한글본 번역 오류였다.

   한.EU FTA에 규정된 완구류 및 왁스류의 원산지 기준과 관련, 영문본 협정문에서는 역외산 재료 허용비율이 50%였지만, 국문본에서는 각각 40%, 20%로 번역된 사실이 드러난 것.

   정부는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비준동의안을 철회하고, 오류를 정정한 새로운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다시 제출하는 소동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국회에 다시 제출한 비준동의안에서도 여러 오류가 발견됐고, 급기야 외부 전문가는 물론 일반 국민까지 참여해 협정문 한글본에 대한 재검독을 실시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번역 오류를 둘러싼 소동은 한.EU FTA 전반의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는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한.EU FTA의 올 7월1일 잠정발효 합의가 서면이 아닌 구두로 이뤄졌다며 감사원 감사까지 청구하고 나섰다.

   4월 임시국회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이 여야 합의를 거쳐 가결되면 11개 FTA 이행관련 법안도 7월 이전에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 반발로 비준동의안의 4월 처리가 무산되면 이 또한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시형 통상교섭조정관은 이에 대해 “야당도 큰 틀에서는 한.EU FTA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EU측과 합의한 7월 1일 잠정발효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미 FTA, 美 정치권 갈등이 발목

당초 2007년 4월 타결돼 같은 해 6월 서명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2008년 10월 국회에 제출됐고, 2009년 4월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처리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FTA 협정문 내용 중 자동차 분야 등에 대한 미국 내 반발로 인해 한.미 FTA는 미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3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졌고, 결국 지난해 12월 추가협상이 타결됐다.

   한국산 승용차 관세 철폐를 상당 기간 지연시키는 등 미국 측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잘된 협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미국 측 요구의 대폭적인 수용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는 미국 내 정치권의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는 웃지 못할 형국에 빠졌다.

   공화당은 한.미 FTA를 우선 비준해 주면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에 대해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의심하면서 3개 FTA의 일괄 비준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백악관과 민주당은 콜롬비아의 경우 노조에 대한 탄압을 시정하는 내용으로 협정이 보완되지 않는 한, FTA의 비준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구나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공화당 측에 가세하면서 한.미 FTA 처리는 갈수록 꼬여가는 형국이다.

   미 의회가 FTA 비준동의안을 가결처리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의 비준 절차 또한 만만치 않은 장애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 추가협상에 대해 정부는 두 나라의 이익 균형을 맞춘 협상 결과라는 입장이지만, 야당 측에서는 “내줄 것은 다 내주고 얻은 것은 없는 굴욕 협상”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 FTA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은 한.EU FTA보다 훨씬 험난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밖에 정부는 캐나다, 멕시코, 걸프협력협의회(GCC),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터키 등과 FTA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모두 농산물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나라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제역 등으로 흉흉해진 국내 농민들의 민심으로 인해 이들 나라와의 FTA 협상도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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