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후쿠시마 원전사고]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한가(경향)

“국내 원전 규모 6.5까지 안전” – “누구도 장담 못해”


정부·환경단체 엇갈린 주장


동아일보 입력 : 2011-03-16 21:51:52ㅣ수정 : 2011-03-16 21:51:5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162151525&code=940701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한가.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도호쿠 강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면서 우리 원전의 안전성 여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난달 28일 상업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원전을 비롯해 고리(4기), 신고리(1기), 월성(4기), 영광(6기), 울진(6기) 등 모두 21기의 상업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자력 총발전량은 전체 발전 규모의 31.1%에 이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내 원전의 경우 규모 6.5의 지진,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6.5의 지진이 원전 지반 아래서 발생하더라도, 원자로는 물론 수많은 배관이 파손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적이 없고, 향후 발생할 확률도 극히 낮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그러나 ‘지진 규모에 맞춰 원전이 설계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전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지난 11일 일본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후쿠시마 원전에서도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쓰나미로 인한 단전으로 냉각수를 공급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 내진설계가 잘돼 있으니 안전하다는 인식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원전이 적용한 가압경수로 방식이 후쿠시마 원전의 비등경수로 방식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위험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가압경수로 방식은 원자로 밖으로 뜨거운 물을 꺼내 수증기로 만들고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고, 비등경수로 방식은 원자로 내에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두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어 어느 것이 안전성에서 낫다는 식의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 쓰이는 가압경수로에는 증기발생기라는 가늘고 긴 관이 있는데 증기발생기의 내부 기압이 최고 150hPa에 이르러, 지진이 날 경우 파손될 위험성이 있다. 실제 2002년 울진 4호기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 논의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수명을 연장한 뒤 불과 한 달 만에 사고가 났다. 노후시설이다보니 타 원전에 비해 같은 충격에도 쉽게 고장났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수원은 월성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월성 원전은 2012년 11월20일 수명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말 발표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년까지 적용)에는 월성 원전 폐쇄 계획이 빠져 있다. 월성 원전은 2009년부터 원전 내부 압력관을 교체하기 시작해 수명 연장을 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2017년 폐기 예정이던 고리1호기도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폐기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2차 수명 연장을 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단체들은 원전의 수명이 연장되면 원자로 내 콘크리트나 금속, 배관이 고에너지 방사성 물질로부터 자극받아 균열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정부는 안전성 평가를 통과해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안전성 평가서를 공개한 적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들은 수명 연장에 반발하고 있다. 월성 원전이 위치한 경북 경주시 양남면 주민들로 구성된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반대추진위원회’는 16일 월성원자력본부를 찾아 1호기 수명 연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추진위는 이달 말까지 원전 측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수명 연장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는 “수명을 연장한 후쿠시마 원전이 결국 대형 사고로 이어지면서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더 커지고 있다”며 “수명 연장을 위해 원전 내부 압력관을 교체한다는 것은, 낡은 자동차 본체는 놔두고 엔진만 새로 갈아 타고 다니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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