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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의 미래를 보여줘] 소방요금 75달러 안냈다고…미 테네시 소방차 ‘불구경만’















소방요금 75달러 안냈다고…미 테네시 소방차 ‘불구경만’
요금 낸 집 화재확산만 막아
한겨레 길윤형 기자기자블로그






불타고 있는 집을 배경으로 중년 남자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의 집 앞에는 소방차가 출동해 있지만, 웬일인지 말 그대로 강 건너 불구경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방송 <엠에스엔비시>(MSNBC)는 5일 소방 서비스를 받으려면 매년 지불해야 하는 75달러를 내지 않아 전재산을 태워 먹은 한 남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테네시주 오비언 카운티에 사는 진 크래닉의 집에 불이 났다. 크래닉은 911로 전화를 해 구조요청을 했지만 “당신 이름은 명단에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크래닉이 사는 오비언 카운티에는 소방서가 없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20여년 전부터 소방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인근 사우스 풀턴시에 매년 75달러를 납부해왔다.

크래닉은 “불을 꺼준다면 뭐든지 내겠다”고 통사정 했지만 소방서는 끝내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크래닉은 개 3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포함해 그가 가진 전 재산이 화마에 휩싸이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 사연이 전해지자 “기본적인 국가의 존재의의가 사라진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분노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소방관들의 연대기구전국 소방관 연합의 해롤드 스채티스버거 위원장은 “(뻔히 불타는 집을 보고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직업 소방관으로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일이지만, 소방관들에게 출동 전에 피해자가 돈을 냈는지 확인하게 만드는 제도도 곤란하다”고 비난했다.

그럼,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는 무슨 일을 했을까. 그들은 75달러를 지불한 옆집에 불이 옮아붙지 않도록 두 집의 경계에만 물을 뿌렸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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