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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요즘 美 쇠고기는 예식장 뷔페용”

“요즘 美 쇠고기는 예식장 뷔페용”

아시아경제 | 박소연 | 입력 2010.07.12 10:30 |
http://media.daum.net/economic/industry/view.html?cateid=1038&newsid=20100712103019918&p=akn&RIGHT_COMM=R10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미국산 쇠고기요? 안 팔려요. 예식장에나 좀 들어가죠.”
‘촛불시위’의 열기가 가까스로 사그라진 지난 2008년 7월 1일,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한국시장에 제대로 안착했을까.


지난 8일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찾았다. 3000여개 업소 중 한우 전문점 몇 군데를 제외한 대부분이 미국산 쇠고기를 팔고 있었다. 하지만 잘 팔리냐는 질문에 상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촛불시위 후 판매율이 제로(0)가 됐었죠. 지난 2년 동안 조금씩 팔리기는 했지만 아직도 미미해요. 웨딩시즌이나 돼야 좀 팔릴까.”(김수현ㆍD축산)


시장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낮다는 이야기다. 광우병 파동과 촛불집회 이미지가 한국인의 뇌리에 깊숙하게 각인된 것일까. 이 곳에선 미국산 쇠고기가 싼 값에 대량으로 판매되는 예식장 뷔페용으로 전락해 있었다.


“추석 대목을 앞두면 쇠고기 값이 조금씩 올라가야 하는데 요즘에는 그런 것도 없어요. 아직도 거부감이 남았는지 식당에서도 많이는 안 씁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담백한 맛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간간이 있지만 그게 얼마 안 되죠.”(최석진ㆍH마트)



미국육류수출협회가 발표한 2010년 1~4월 쇠고기 수입 동향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전년동기대비 45.2%(7627t)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24.4%에서 올해는 30.4%로 올라섰다.


수치상으로는 나름 선전하는 것 같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딴 판이다. 우선 백화점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신세계 백화점은 경기·마산 등 몇 지점을 제외하곤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않는다. 현대·롯데 백화점 등은 아예 미국산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 G마켓·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량은 미미한 실정이다.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가정용 보다는 대량으로 음식물을 공급하는 식당 등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할 수 있는 손쉬운 경로인 대형마트에서도 그 판매량은 감소추세다. 2008년 12월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를 시작한 홈플러스는 작년 상반기 1400t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910t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880t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6월 판매량 집계결과, 수입육에 대한 수요증가로 호주산 쇠고기는 신장률 26.4%를 기록했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오히려 1.5% 감소했다.


그럼에도 전체 수입량이 증가한 것은 이들 쇠고기 대부분이 소비자 선택과는 상관없는 ‘예식장’ 등 대량 소비처로 유통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한우에 비해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소매업체들이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다보니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축산물담당 강동균 매니저는 “처음 판매를 재개 했을 때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았다. 당시 호주산과 미국산이 3:7의 비율로 팔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요즘은 질이 높아지면서 가격도 비싸졌다. 호주산과 가격차이가 별로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거부감은 많이 사라졌지만 비슷한 값이면 사료를 먹은 미국산보다 풀을 먹고 자란 호주산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 부진의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부위를 공급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로 구이용만 있고 국거리나 다른 부위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는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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