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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원천기술 없어서… UAE 원전 수출 ‘속 빈 강정’ 될라

원천기술 없어서… UAE 원전 수출 ‘속 빈 강정’ 될라



출처 : 조선일보 입력 : 2009.07.04 03:14 / 수정 : 2009.12.27 22:28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03/2009070301626.html


최종 입찰 앞두고 핵심기술 가진 미(美)업체 “사업 일부 넘겨라” 억지
핵심 기술력이 없으면 수주해도 껍데기만 남아


정부와 한국전력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에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세계적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자신들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관련된 해외 사업권 일부를 넘겨줄 것을 우리측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우리가 해외 원전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원천기술 부족으로 인해 실속은 외국업체에 넘겨주는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천기술이 없어 발목 잡힌 한국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하는 UAE 원전 사업은 사업규모가 20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로선 원전 수출의 첫 시험대다. 한국전력이 주도하는 한국 컨소시엄은 프랑스 아레바, 미국 GE·일본 히타치 컨소시엄과 함께 2차 심사대상자로 선정돼, 3일 입찰서를 제출했다. 오는 30일 2개 업체로 후보가 압축되고 9월 중순 업체가 최종 선정된다.

그런데 최종 입찰을 앞두고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우리측에 원전의 주기기인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와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설비 분야 공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5월 UAE 원전 사전자격심사에서 탈락했었다.

탈락한 웨스팅하우스가 이런 요구를 한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원전 핵심기술이 웨스팅하우스의 것이기 때문. 우리는 현재 원전설계핵심코드와 냉각제 펌프, MMIS 등 3대 핵심기술을 독자 개발하지 못해 빌려 쓰고 있다.

우리가 미국 업체의 원천기술을 이용해 원전을 수출하려면 미 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따라서 웨스팅하우스가 핵심기술 사용 문제로 우리의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면 수출은 사실상 힘들어진다. 핵심기술력 부족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것이다.





◆알짜 사업 외국업체에 넘길 판

한전은 웨스팅하우스측의 요구를 얼마나 들어줄지 고민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핵심 관계자는 “UAE 원전을 수주할 경우 그 핵심인 냉각제 펌프와 MMIS 설비 공사 등은 웨스팅하우스에 넘겨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냉각제 펌프와 MMIS는 주기기 설비 공사비의 48%에 달한다. 원전 1기당 3500억원이 넘는 알짜 고부가가치 사업을 미국측에 넘겨야 하는 것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 승인도 받아야 하는 만큼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고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측은 UAE 원전 사업에 그치지 않고 올해 착공할 신울진 1·2호기 핵심설비도 자신들이 공급하도록 해달라는 요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두산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이 피해를 본다. 한수원 관계자는 “핵심 기술력이 없으면 해외 수주를 해도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고 했다.

◆800조원대 세계 원전 시장 놓칠라

웨스팅하우스의 이런 ‘딴죽’이 반복되면 2020년까지 800조원대로 예상되는 세계 원전 시장을 원천기술 부족으로 눈뜨고 놓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한전은 우리의 아킬레스건에 해당하는 핵심기술을 조기에 독자개발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한전의 임현승 원자력사업팀장은 “2012년까지 3대 핵심기술을 독자 개발해 신울진 1·2호기와 UAE 원전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시공기술과 원가 관리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이다. 한수원측은 “우리의 원전 시공 기간은 50개월로 프랑스(54개월)나 일본(65개월)보다 앞서고, 원전 건설비용도 1㎾당 1300달러로 프랑스나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2012년까지 3대 핵심기술 개발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노동석 박사는 “개발도 안 된 기술을 해외 원전에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며 “독자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이용해 원전을 짓고 안정적 운영을 하려면 10년은 족히 걸린다”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독자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술력을 갖춘 외국업체와의 안정적 제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주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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