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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한미정상회담, ‘자동차 재논의 시사’ 배경·파장

[한·미 정상회담] ‘자동차 재논의 시사’ 배경·파장… 정부 재협상 없다지만 추가논의 불가피할 듯

국민일보 | 입력 2009.11.19 18:57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자동차 분야와 관련,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발언한 점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 부문 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단 청와대와 정부는 재협상은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미국 의회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에서 자동차 부문에 대한 불만이 많으므로 그러한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발언이 확대 해석된 것이란 뜻이다.


◇정상회담 최대 주제=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1시간15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대목은 역시 한·미 FTA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FTA에 대해 두 정상이 말씀을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 김종훈 본부장에게 “우리는 할 일이 많다(We have a lot of work to do)”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 의회의 우려를 전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미국 의회는 아시아와의 무역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한국 자동차가 미국에 관세 없이 들어올 경우 미국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아시아에서 지난 10년간 발생한 무역 불균형을 우려하며, 의회는 그런 것을 일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80억 달러 정도 흑자를 보고 있지만 서비스 수지 등을 합치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그것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때문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과는 무역 불균형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의회는 모든 아시아를 한꺼번에 묶어서 보는 관행이 있다”고 말했다.


◇재협상까지 갈까=청와대와 정부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핵심 관계자는 “추가 논의 정도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재협상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도 “현재 미국 쪽에서 어떤 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안이 없는 상태이고, 재협상이란 말 자체가 나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FTA와 관련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고, 작업을 하고 있으며, 팀을 구성해 장애가 되는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간에 자동차 문제 등을 논의하는 팀이 구성돼 있다는 뉘앙스로 들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서도 “나와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에 논의되는 것 외에 어떤 다른 논의가 진행되거나 팀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내부 논의를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자동차 부문 요구가 구체화되고, 한·미 간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경우 재협상이나 다름없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없지 않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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