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의학논쟁/책] 닥터골렘










두 얼굴의 현대 의학 어떻게 볼 것인가?, 메디컬 사이언스 10 | 원제 Dr. Golem: How to Think About Medicine (2005) |
닥터 골렘
트레버 핀치 | 해리 콜린스 (지은이) | 김명진 | 이정호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09-07-06

한국어판 서문
서문
서론 과학으로서의 의학과 구원으로서의 의료

1장 플라시보 효과 의학의 심장부에 뚫린 구멍
2장 가짜 의사 현장에서 진짜로 가장하기
3장 편도 절제 수술 진단과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4장 비타민 C와 암 대체 의료와 소비자의 문제
5장 만성 피로 증후군 존재하지 않는 질병의 침투
6장 심폐 소생술 죽음에 저항하기
7장 에이즈 활동가 일반인 전문성의 미래
8장 백신 접종 개인과 공동체의 긴장

결론 닥터 골렘 바로 보기
주(註)
참고 문헌
옮긴이의 글 의학과 의료를 보는 안목 넓히기



의학계의 불확실성에 과학 사회학의 메스를 대다!

지난 2009년 5월 21일 대법원은 식물 인간 상태의 어머니 김씨에 대한 연명 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병원을 상대로 낸 김씨 자녀들의 소송에 대해 “연명 치료를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 존엄을 해치게 되므로 환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인간 존엄과 행복 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이라 하여 존엄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2009년 6월 23일 세브란스 병원 측은 김씨의 산소 호흡기를 제거했다. 그러나 김씨 할머니는 10여 일이 지난 7월 초까지도 체온, 호흡, 심박수 면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물 인간 상태에서 연명 치료를 받는 환자가 3000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내려진 존엄사 인정 판결은 의료계는 물론이고, 환자 가족과 사회 전체에 혼란과 곤혹스러움을 더해 주고 있다. 하루 수십만 원의 연명 치료를 감당 못하는 환자 가족은 연명 치료의 중단을 요구하고, 각 병원들에서는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국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이 존엄사 논쟁은 의료/의학(medicine)에서 전문가(의사/의학계)와 일반인(환자/시민 사회) 사이의 협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시금석 같은 사건이다. ‘죽음을 판단’하는 문제 앞에서는 의사의 전문성이 무기력해지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환자와 시민 사회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구 의학과 의료 시스템의 수입과 정착에 몰두해 온 한국 사회에는 의료/의학의 가이드라인을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마련해 본 역사가 일천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의학이 근본적으로 사회적 협상의 산물이며, 전문가와 일반인, 의사와 환자, 의료계와 시민 단체의 역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 주는 해리 콜린스(Harry Collins)와 트레버 핀치(Trevor Pinch)의『닥터 골렘: 두 얼굴의 현대 의학, 어떻게 볼 것인가?(Dr. Golem: How to Th ink about Medicine )』은 존엄사 논쟁과 앞으로 있을 의료/의학 관련 논의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줄 수 있을 것이다.

해리 콜린스와 트레버 핀치는 지식 사회학의 대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학자들이다. 과학 지식이 과학계의 내적 질서에 따라서만 생산되는 ‘순수한 지식’이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그때그때 새롭게 구성되는 ‘구성적 지식’임을 주장해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과학학계의 지적 흐름을 주도해 왔다. 특히 1990년대를 뜨겁게 달군 과학자들과 인문·사회학자들 사이의 논쟁인 ‘과학 전쟁’에서 인문·사회학 진영의 대표 주자로 활약한 바 있다. 실험실과 학회 같은 과학자 사회의 내밀한 속살을 파헤친 것뿐만 아니라, 쿼크 이론 같은 ‘순수 이론’조차 과학자 사회의 이해 관계와 권력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 준 연구로 유명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연구 성과 중 일부를『골렘: 과학에 대해 모두가 알아야 할 것』(국내 번역서 부제: 과학의 뒷골목)과 『확대된 골렘: 기술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것』(국내 미출간) 같은 책으로 펴냈다. 의학계에 과학 사회학의 메스를 겨눈 이 책 『닥터 콜렘』은 『골렘』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의료와 의학의 문제를 지식 사회학의 문제로 다룬다. 다시 말해 “의료 지식이란 무엇인가? 의료 지식은 과학 지식과 어떤 관계인가? 의료 지식은 얼마나 확실한가? 누가, 어떤 상황에서 그러한 지식을 소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런 지식을 얼마나 신뢰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의료/의학에서 ‘전문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형성되는지 해명해 나간다. 결국 의학/의료의 전문성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져 왔고, 앞으로도 만들어질 것임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의학은 골렘일 뿐, 의료/의학은 사회적 협상의 산물이다!

유대 교 신화에 등장하는 골렘은 진흙과 물로 빚고 주문을 걸어 사람의 형체를 갖도록 만든 피조물이다. 골렘은 사람의 명령을 따르고 일을 대신 해 주며 적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도 있지만 통제를 받지 않으면 주인을 파괴할 수도 있다. …… 그러나 골렘 과학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비난하면 안 된다. 그 실수는 바로 우리가 저지른 실수이기 때문이다. –해리 콜린스, 트레버 핀치

유대 전설에서 유래한 골렘은 인간이 만들었으되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지도 모르는 “서투른 피조물”을 상징한다. 해리 콜린스와 트레버 핀치는 『골렘』 시리즈에서 ‘골렘’을 과학에 대한 상징으로 사용하며 과학을 “신비주의를 타파하는 기사”로 믿는 과학 낙관론자들의 과학 찬양과, 과학을 “자본가와 관료의 꼭두각시”로 보는 과학 비관론자들의 일방적 비판을 모두 공격한다. 『닥터 골렘』은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의료/의학 역시 ‘골렘’이라고 주장한다.

모두 8개 장(1장 「플라시보 효과: 의학의 심장부에 뚫린 구멍」, 2장 「가짜 의사: 현장에서 진짜로 가장하기」, 3장 「편도 절제 수술: 진단과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4장 「비타민 C와 암: 대체 의료와 소비자의 문제」, 5장 「만성 피로 증후군: 존재하지 않는 질병의 침투」, 6장 「심폐 소생술: 죽음에 저항하기」, 7장 「에이즈 활동가 일반인 전문성의 미래」, 8장 「백신 접종: 개인과 공동체의 긴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은 의학/의료이라는 골렘이 한국의 존엄사 논쟁처럼 삐거덕거리는 순간을 포착해 낸다.

플라시보 효과 문제, 가짜 의사 문제, 비타민 C가 암 치료제인가를 둘러싼 논쟁, 에이즈 치료약 임상 실험을 둘러싼 의사들과 환자 공동체의 갈등 같은 현대 의학의 독특한 사건들 속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돌리면서, 개인을 위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과, 공동체를 위해 질병을 이해하는 게 결코 같은 게 아님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의학이라는 전문 지식을 독점한 의사와, 자신의 병과 고통에 대해 유일한 보고자이자, 치료의 대상인 환자와 그 보호자라 할 수 있는 시민 사회의 갈등과 협상을 통해 의료/의학의 ‘전문성’이 형성됨을 보여 준다. …..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1213


1개의 댓글

  1. antisys

    콜린즈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강추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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