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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대안 창립 관련 프레시안 기사

“건강하고 싶다”…’촛불’ 열망 모은 ‘건강과대안’ 출범


“먹을거리, 기후 변화, 세계화 꿰뚫는 건강 문제에 대응할 것”




먹을거리 안전,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기후 변화, 시장 원리로 움직이는 보건의료…. 하나 같이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꿰뚫는 대응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공세는 전 방위로 이뤄진 반면에 대응은 사안별로 따로따로였기 때문이다. 깊은 고민을 통해 나온 정책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거나, 지난 촛불 집회처럼 직접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과 함께 건강과 관련된 온갖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싱크탱크가 새롭게 탄생했다. ‘건강과대안’(대표 조홍준 울산의대 교수)은 지난 18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창립 총회와 기념 토론회를 갖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지금 이 순간도 한국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는 인간의 건강을 이윤을 추구하는 데 이용할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건강과대안은 좁은 의미에서의 보건의료 문제를 넘어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기후 변화, 노동 안전, 여성·아동·성소수자 등의 사회적 약자의 건강 문제를 포괄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특히 건강과대안은 “인간의 건강이, 인간 자체가 (이윤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가 되는 세상을 찾겠다”며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확신 속에서 ‘건강’을 매개로 이런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강과대안은 이런 목표를 실현하고자 기존의 학문, 운동의 경계를 넘는 다양한 연대를 시도할 예정이다.
  
  건강 문제, 한 가지 창으로 봐선 해결 못 해
  
  건강과대안의 포부는 창립 기념 토론회에서 잘 나타났다. 이 토론회에서는 ‘건강’이라는 열쇠말로 먹을거리, 생명공학, 에너지·기후 변화, 여성, 환경운동과 노동운동의 연대, 세계화 등이 논의되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먹을거리 문제는 생태·환경, 농업·농민, 보건의료, 지역 사회 등과 연관되었다”며 종합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상표 국장은 “멜라민 사태가 그 전형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윤에 눈이 먼 중국 기업이 사료·우유에 멜라민을 첨가했고, 그것이 세계화된 먹을거리 유통 고리를 타고 과자, 커피 등 가공 식품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적기업의 문제가 곧바로 먹을거리 안전과 직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표 국장은 “빈곤·기아 문제도 먹을거리 문제와 겹친다”며 “극단적으로 시장 논리를 신봉한 탓에 빈부 격차가 극심한 미국에서는 전체 국민의 20.1%가 굶주림의 위협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부의 재분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코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상표 국장은 이어서 “특히 세계의 먹을거리를 지배하는 카길, 네슬레와 같은 초국적 기업에 맞서는 게 필요하다”며 “이런 탐욕스러운 초국적 기업에 맞서 한국의 먹을거리 안전 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가 먹을거리 안전을 비롯한 건강에 주는 해악을 연구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제안한 셈이다.
  
  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가 초래한 건강 문제 살펴야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도 공감을 표시하면서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부터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국적 기업이 의약품 시장을 지배하는 현실에서 이명박 정부는 약값을 인상시킬 한미 FTA 비준안을 국회에 상정했다”며 “이처럼 한미 FTA는 수많은 보건의료 제도를 시장 논리로 재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석균 실장은 이어서 “세계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무역기구(WTO)도 인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특히 지적재산권 협정과 같은 각종 협정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류독감의 위험이 계속 커지는 데도 제약 기업 로슈가 WTO 틀 속에서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한 특허권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우석균 실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인구의 20%의 타미플루를 비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특허권을 갖고 있는 로슈의 현재 생산량으로는 2020년이 돼야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전염병 전문가는 “수년 내에 조류독감의 대유행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건강과대안은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두고 2009년 상반기 ‘세계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할 예정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오는 6월 대중에게 공개되고, 단행본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건강과대안은 국내의 사회단체, 노동조합과 연계한 연구를 진행하고, 외국의 관련 논의도 정기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현실에 기반을 둔 대안 논의되는 용광로
  
  이날 건강과대안 대표로 선출된 조홍준 교수는 “가능하면 자유롭게 운영을 해볼 생각”이라며 “연구, 활동 분야에 상관 없이 건강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존의 틀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기반을 둔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립 당일 건강과대안의 회원은 총 47명. 대부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이 꾸린 보건의료단체연합 회원이다. 건강과대안 이상윤 연구원은 “앞으로 외연을 계속 넓혀서 연말까지 1000명까지 회원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활동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강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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