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7월 포럼 : <파도 위의 여성들>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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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은 7월 월례포럼을 여성인권영화제 ‘찾아가는 이동 상영회’를 겸하여 영화 < 파도 위의 여성들“을 공동 관람하였습니다. 영화 <파도 위의 여성들>은 동명의 낙태권 보장을 위한 단체의 활동을 다룬 영화입니다. 네덜란드의 산부인과 의사였던 레베카 곰퍼츠가 낙태권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들의 여성의 건강과 권리 보장을 위해 나선 직접 행동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아일랜드행 첫 출항부터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아시아 국가에 이르기까지 곰퍼츠와 파도 위의 여성들 활동가들이 어떤 식으로 사회운동과 예술과 의료를 결합해 여성 권리와 건강 보장을 위해 싸워왔는지, 시종일관 카메라는 밀착된 형태로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여줍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낙태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수많은 여성들이 불법 낙태를 시도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다 죽어가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곰퍼츠와 파도 위의 여성들은 어떠한 반대와 압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살리기 위해 자신들은 보다 창조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관련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영화 관람 후 건강과대안 젠더건강팀 이유림 회원의 사회로 젠더건강팀 윤정원 연구위원,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장이신 재재님과 이야기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의 형법에 낙태죄가 있음으로 해서 발생하는 문제들, 모자보건법상 허용되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한계 등에 대해 얘기했고,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이 거의 제약 없이 이루어지는 현실 속에서 사문화된 형태로 존재하던 형법상 낙태죄가 최근 다시 되살아나서 여성의 몸을 규율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한편, 파도 위의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고, 최근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50% 이상의 낙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미페프리스톤 등 경구용 낙태약이 한국에서는 왜 판매되지도, 처방되지도 않는지,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위장약으로 처방되고 있는 미소프리스톨을 광범위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없는지, 미소프리스톨, 미페프리스톨의 효과와 안전성은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으로 언급된 낙태를 원하는 여성의 편지에 파도위의여성들 활동가들이 응답하며 상담하는 내용을 이야기하며, 낙태가 불법인 국가에서 어쩔 수 없이 낙태를 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얼마나 큰 외로움, 슬품, 두려움, 위험 등에 처하게 되는지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낙태권의 문제를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생명권의 대립 혹은 갈등으로 보는 논의 틀이 얼마나 부적절하며, 서구 백인 여성 중심의 시각인지에 대해서도 토론되었습니다. 제3세계 여성, 유색인종 여성, 하층계급 여성, 장애인 여성 등에게 낙태는 자기 결정권의 문제, 자유주의적 의미에서 권리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정의의 문제이며,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개의 선택의 가능성 중 여성이 스스로 어떤 것을 선택한다기보다는 사회 구조에 의해 결정되고 내몰리는 측면이 많다는 것입니다.

향후 한국 사회에 필요한 활동과 관련해서는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기 위한 활동과 더불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낙태 수단을 보급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여 이에 대한 지식과 이해 수준을 높이는 활동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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