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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포럼] ‘새로운’ 아주 익숙한 것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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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동체 6월 포럼에서는 ‘한국 사회 변동과 사회 정책 변화 시리즈’ 두 번째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노동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노동자 건강”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제를 맡은 이상윤 책임연구위원은 IT 기술의 발전과 이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를 정리하고, 이에 따른 고용형태의 변화와 노동자 건강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상윤 연구위원은 인터넷 정보 기술을 이용한 각종 일자리 어플들이나 플랫폼들은 사실상 새로워 보이나, 이미 기존에 존재하던 특수 파견 노동의 형태의 익숙한 착취 구조의 ‘귀환’이라는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노동 교환 혹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 불리는 공유경제나 온라인 지불 노동은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의 비정상적 형태로 ‘특수고용’ 노동과 동일하거나 더 악화된 고용관계를 전제한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노동 교환이나 클라우드소싱은 노동자 안전 및 건강 위험, 특히 정신심리적 위험 측면에서는 더 큰 문제를 낳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노동의 불규칙성과 보수의 불규칙성, 그리고 온라인 별점 등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평가에 따른 노동 계약 및 보수 결정 등은 그 노동 대상이 되는 노동 주체의 스트레스를 높인다는 점, 또한 이러한 노동 계약의 특성은 일과 삶의 경계를 흐리고 감정 노동의 강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온라인 상의 노동이 거래되면서 발생하는 희롱과 학대, 괴롭힘, 폭력 등에 노동 주체가 노출되어도 이에 대한 사회적 보호 제도는 존재하지 않으며, 노동 주체의 노동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소외로 인해 안전과 건강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노동 주체가 지는 불평등한 노동이 노동자 건강을 더욱 파괴하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발제 후 이루어진 토론에서는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것처럼 보이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고용과 계약 형태들이 사실상 노동법이나 사회보장제도 이전의 착취구조를 합리화하는 ‘익숙한 것들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이런 노동 형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주장, 이미 존재하고 있는 ‘재능거래’ 어플 같은 경우에 이런 것이 미래 사회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에 맞는 노동법과 사회보장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현재 존재하는 이런 이중 착취 구조의 온라인 ‘노동 거래’ 에 당사자가 되고 있는 ‘노동 주체의 현실’을 보다 더 세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주장. 자본주의 그 중 한국의 현실에서 비정규직의 더 넓어지는 형태의 노동 계약이 가지는 문제점을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는 주장, 최근 ‘4차 산업혁명’ 이라는 키워드로 떠오르는 기술혁명이 노동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밀도 높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 이런 관점에서 기술의 중립성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내는 문제를 간파하고 기술의 사회맥락적 관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었습니다.

에어비엔비나 우버택시 역시 새로운 기술발전에 따른 노동가치의 변화라는 관점보다는 산업화 이후 노동계급의 투쟁으로 얻은 소득의 일부, 사회복지의 일부인 주택, 자동차 등이 생계 소득을 얻기 위한 생산수단의 일부로 자본에 빼앗겨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플랫폼 경제 그 자체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으며, 이런 불안정 노동의 증가는 자본의 위험의 사회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사회적 이윤을 다중을 위한 기본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관점도 제기되었습니다.

연구공동체는 이후 지속될 ‘사회 구조 변화와 사회 정책의 변화 시리즈’ 포럼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을 다른 측면에서도 이어 살펴보고 그 현실과 대안을 모색해 보는 토론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하면서 6월 포럼을 마쳤습니다.

* 이상윤 책임연구위원 발제문 정보통신기술, 노동 변화, 노동자 건강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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