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rss version="2.0"
	xmlns:content="http://purl.org/rss/1.0/modules/content/"
	xmlns:wfw="http://wellformedweb.org/CommentAPI/"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xmlns:atom="http://www.w3.org/2005/Atom"
	xmlns:sy="http://purl.org/rss/1.0/modules/syndication/"
	xmlns:slash="http://purl.org/rss/1.0/modules/slash/"
	>

<channel>
	<title>건강과 대안 &#187; 직업성 암</title>
	<atom:link href="http://www.chsc.or.kr/tag/%EC%A7%81%EC%97%85%EC%84%B1%20%EC%95%94/feed" rel="self" type="application/rss+xml" />
	<link>http://www.chsc.or.kr</link>
	<description>연구공동체</description>
	<lastBuildDate>Mon, 13 Apr 2026 01:34:28 +0000</lastBuildDate>
	<language>ko-KR</language>
	<sy:updatePeriod>hourly</sy:updatePeriod>
	<sy:updateFrequency>1</sy:updateFrequency>
	<generator>http://wordpress.org/?v=3.5.2</generator>
		<item>
		<title>[기업감시] 삼성전자 직업성 암 등 피해자 55명</title>
		<link>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038;p=2174</link>
		<comments>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038;p=2174#comments</comments>
		<pubDate>Fri, 16 Jul 2010 00:52:18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기업감시]]></category>
		<category><![CDATA[노동 · 환경]]></category>
		<category><![CDATA[백혈병]]></category>
		<category><![CDATA[삼성전자]]></category>
		<category><![CDATA[직업성 암]]></category>
		<category><![CDATA[피해자 55명]]></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038;p=2174</guid>
		<description><![CDATA[끝나지 않은 ‘삼성 백혈병’, 제보만 55명으로 늘어시사INLive &#124; 장일호 ilhostyle@sisain.co.kr &#124; 입력 2010.06.09 11:47 &#124; 수정 2010.06.22 14:36 전교 10등을 벗어난 본 적이 없는 성적, 재능을 보였던 일본어,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P>끝나지 않은 ‘삼성 백혈병’, 제보만 55명으로 늘어<BR>시사INLive | 장일호 <A href="mailto:ilhostyle@sisain.co.kr">ilhostyle@sisain.co.kr</A> | 입력 2010.06.09 11:47 | 수정 2010.06.22 14:36 </P><br />
<P><BR>전교 10등을 벗어난 본 적이 없는 성적, 재능을 보였던 일본어, 활발한 성격에 리더십이 있어 따르는 친구도 많았던 여고 3학년생 유명화는 꿈이 많고 컸다. 하지만 스물아홉 유명화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서 혈소판 주사를 맞는 처지가 됐다. 꿈을 빼앗겼다. 지난 9년 명화씨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P><br />
<P>대전의 한 상업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0년 7월 명화씨는 삼정전자 온양공장에 입사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던 &#8216;꿈의 공장&#8217;에 취직하며 유씨는 꿈을 키웠다. 가난한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제 손으로 마련한 등록금으로 대학에 가겠다는 꿈, 하고 싶은 공부도 마음껏 하고 멋진 연애도 하겠다는 꿈. 그런 소박한 꿈은 입사한지 1년 4개월 만에 물거품이 됐다. </P><br />
<P>신입사원 유씨는 &#8216;중증 재생 불량성 빈혈&#8217;에 걸렸다. 유씨는 믿겨지지 않았다.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력도 없었다. 입사 이후 건강검진에서도 이상 징후를 발견 못했다. 유씨가 처음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담당의사한테 &#8220;유전이 아니라면, 환경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8221;라고 말을 들었다. 날벼락 같은 질병은 9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완쾌되지 않고 있다. 발병 원인도 이유도 몰라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서 혈소판 주사를 맞고 돌아오는 길이면 유씨는 &#8220;차라리 죽고 싶다&#8221;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P><br />
<P>이름도 생소한 중증 재생 불량성 빈혈은 운 때문에 발병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유씨는 최근 깨달았다. 유씨의 동생 명숙씨(27)가 언니와 같은 온양공장에서 일하다가 급성백혈병으로 숨진 고 박지연씨의 뉴스를 접한 것이다. </P><br />
<P>유명화씨가 당시 온양공장에서 배치된 라인은 MBT1 라인. 반도체 생산의 거의 마지막 단계로, 반도체 칩을 고온의 설비에 넣어 테스트 하고 통과한 칩을 육안으로 재차 검사해 불량품을 가려내는 일이었다. 기계를 열면 고온의 증기와 함께 고약한 냄새가 올라왔다. 유씨는 아직도 그 불쾌한 냄새가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게 어떤 화학약품인지,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지, 교육 받아 본 적이 없었다. &#8216;삼성 백혈병&#8217;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삼성은 &#8220;현장에서 쓰이는 화학물질들은 철저히 관리되어 직원들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전혀 없고 사내 안전교육을 철저히 했다&#8221;라고 해명하지만, 유씨가 회사에서 받아 본 교육은 성희롱 교육이 전부였다. 또 삼성의 해명과 작업 환경은 크게 다르다. </P><br />
<P>그녀는 성과에 따라 차이가 나는 급여 때문에 늘 동동거리며 뛰어다녀야 했다. 일하던 중 &#8216;긴급 런&#8217;이 들어와 처리 할 때면 수당이 제일 높았다. &#8216;맨손&#8217;의 작업속도가 월등히 빨랐기 때문에 유씨 뿐만이 아니라 동료들 역시 장갑은 잘 끼지 않았다고 했다. 유씨는 &#8220;칩이 워낙 작아서 장갑을 끼고는 다루기 힘들었다.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장갑을 끼면 일의 속도가 나지 않는다. 처음엔 아예 벗고 일했고, 나중에는 손가락 끝 부분만 오려내 끼곤 했다&#8221;라고 말했다. </P><br />
<P>칩을 만진 손가락이 얼굴에 닿으면 유난히 하얗던 피부에 발진이 생기곤 했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았던 나이에 생기는 발진은 당시엔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기숙사에서 &#8216;누가 유산 했다&#8217; &#8216;누구는 기형아를 낳았다&#8217;라는 &#8216;풍문&#8217;이 떠돌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P><br />
<P>흉흉한 소문도, 피부발진도, 생리불순도, 난데없이 터지는 코피 보다는 견디기 쉬운 일이었다. 반도체 공정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계속 돌아가는데, 코피는 유씨의 속도 모르고 한 시간씩 쏟아지기도 했다. &#8220;열심히 공부해도 나지 않던 코피였다. 처음에는 너무 열심히 일해서 그런 건 줄 알고 뿌듯하기까지 했다.&#8221; 지혈을 하고 돌아와 밀린 일을 처리하면서도 유씨는 연말이면 1000%씩 나오는 수당을 생각하면서 견디고 또 견뎠다. </P><br />
<P>그러던 어느 날 눈의 실핏줄이 터져 눈이 붉어졌다. 안과에서 유씨를 진찰한 의사가 눈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설마했다. 그저 단순한 충혈로만 생각했다. 부랴부랴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유씨에게 내린 진단이 &#8216;재생 불량성 빈혈&#8217;이었다. 입사한지 1년 4개월만인 2001년 11월의 일이었다. 병가를 내고 입원해 1차 약물치료가 시작됐다. 그러나 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차 약물치료도 마찬가지로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상태는 더 악화됐다. &#8216;중증&#8217;이라는 단어가 병명 앞에 붙었다. 약물치료에 실패했으니 이제는 골수이식밖에 답이 없었다. 결국 2003년 2월, 유씨는 소박한 꿈을 키우게 한 &#8216;꿈의 공장&#8217;에서 퇴사했다.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발병했는지도 모른 채 그저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했다. </P><br />
<P>연애 한 번 못해보고 지나간 20대 </P><br />
<P><BR>퇴사 이후 가장 잘 한 일은 2004년 그렇게 가보고 싶던 대학 문턱을 잠시나마 밟았던 일이다. 일본어 특기를 살려 한 관광대학에 입학했지만, 계단 오를 힘조차 없어 채 1년을 다니지 못했다. 이후 가까운 곳으로 나가곤 하던 외출도 줄었다. 작은 방에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서 성격도 내성적으로 변해갔다. </P><br />
<P>골수이식마저 쉽지 않았다. 가족 중에도, 국내에도 맞는 사람이 없어 현재 해외에서 알아보는 중이다. 언제 맞는 골수를 찾을지도 모르지만 돈도 만만치 않다. 가족들은 유씨를 위해 밤낮없이 일해 &#8216;악착같이&#8217; 돈을 모은다고 했다. </P><br />
<P>50%의 가능성을 위해 골수를 찾고 있는 와중에도 유씨의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만 있다. 항상 부어 있는 몸은 혈소판 주사 때문에 체내에 철분이 쌓이면서 장기 기능도 나빠졌다. 갑자기 쇼크가 오거나,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돌발 상황으로 가족들을 놀라게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8220;남들처럼…, 연애 한 번 못해봤어요&#8221; 유씨는 20대를 아프면서 지냈다. </P><br />
<P>우연의 일치일까.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다루고 있는 시민단체 반올림으로 연락 온 한 제보자는 유씨와 같은 라인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뇌종양을 앓고 있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박지연씨 사망을 계기로 6월7일까지 반올림에 제보 된 삼성 백혈병·희귀암은 모두 55건. 박지연씨가 숨진 이후 제보 된 것만 30건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삼성 백혈병 논란에 대해 &#8220;믿을 수 있는 &#8216;제3의 컨소시엄&#8217;을 구성해 재조사 하겠다&#8221;라고 밝혔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도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BR>삼성 홍보팀 관계자는 &#8220;외부 컨소시엄을 준비하는 데 검토할 것이 많아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8221;라고 말했다. 최근 물밑으로 삼성은 반올림 쪽과 접촉했다. 삼성쪽 관계자가 반올림에 &#8220;회사에서는 피해 당사자가 신뢰할만한 기관을 추천하면 조사에 참여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반올림이 추천하는 전문가 한두 명 넣겠다&#8221;라는 뜻을 전해왔다. 반올림 쪽은 자칫 삼성이 시민단체 쪽 추천인사를 구색 맞추기용 들러리로 세울 가능성이 있어, 공개토론을 먼저 하자고 제안했다. </P><br />
<P>&#8220;삼성이 아닌 다른 회사였다면 어땠을까? 아픈 사람이 50명이 넘게 나왔는데 이렇게 해결을 못했을까? 한 100명 정도 제보자가 나오면 해결 할 수 있을까? 아직 드러나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이 용기를 내줬으면 좋겠다.&#8221; 유씨의 동생 명숙씨의 말이다. </P><br />
<P>장일호 / <A href="mailto:ilhostyle@sisain.co.kr">ilhostyle@sisain.co.kr</A> <BR></P></p>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038;p=2174/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item>
		<title>삼성과 백혈병, 또 다른 박지연</title>
		<link>http://www.chsc.or.kr/?post_type=column&#038;p=4437</link>
		<comments>http://www.chsc.or.kr/?post_type=column&#038;p=4437#comments</comments>
		<pubDate>Mon, 10 May 2010 16:43:59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반도체산업]]></category>
		<category><![CDATA[백혈병]]></category>
		<category><![CDATA[삼성]]></category>
		<category><![CDATA[직업성 암]]></category>

		<guid isPermaLink="false">http://www.chsc.or.kr/?post_type=column&#038;p=4437</guid>
		<description><![CDATA[23살의 여성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고 박지연. 열일곱 살 되던 해인 2004년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했다. 일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2007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3년여 투병 끝에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P>23살의 여성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고 박지연. 열일곱 살 되던 해인 2004년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 입사했다. 일한 지 3년이 채 안 되는 2007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3년여 투병 끝에 지난 3월 31일 눈을 감았다. 이로써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반도체 혈액암 노동자 26명 중 1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앞으로도 죽음의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P><br />
<P>현재까지 고 황유미, 고 황민웅, 고 박지연씨를 포함해 5명의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와 삼성전자 노동자 1명 등 모두 6명의 삼성 노동자가 산재보험 보상 적용 신청을 했다. 그리고 산재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근로복지공단은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해, 2008년 말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하나였다. 이들의 보상 승인 요구는 모두 기각, 불승인됐다.</P><br />
<P>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이 사건은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우리 사회에 제기하고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고민하게 했다. 크게 보아 세 영역에서 문제제기가 되었다. 직업성 암에 대한 사회적 보상 문제, 반도체산업 일반의 문제, ‘삼성’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P><br />
<P>이 가운데서도 직업성 암에 대한 사회적 보상 체계는 다양한 문제를 포괄한다. 암에 걸린 노동자가 자신의 암이 일 때문이라고 알 수 있게 하는 체계의 부재, 보상을 요구한 노동자가 사회적 체계 안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기까지 지난하고 험난한 과정, 보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와 결정 과정의 편파성 등 삼성반도체 노동자의 암 보상 신청 과정에서 수많은 절차적·내용적 문제점이 드러났다.</P><br />
<P>삼성반도체 백혈병 노동자의 문제제기는 일 때문에 발생한 암, 이른바 ‘직업성 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적으로 일 때문에 발생하는 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은 산업구조와 생산기술의 변화와 함께 변천 과정을 거쳐왔다. 농어업·광산업 등 1차 산업 위주의 사회에서는 각종 사고와 진폐증 등 폐질환이 주요 건강 문제다. 중화학공업을 비롯한 제조업과 건설업 위주의 사회에서는 역시 각종 사고와 더불어 그 악영향이 금방 드러나는 유해물질에 의한 중독이 큰 문제다. 그런데 서비스산업과 고부가가치 제조업 중심의 사회가 되면 근골격계질환, 과로사, 정신질환, 직업성 암, 직업으로 인한 자살 등이 큰 문제가 된다. 한국 사회는 최근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예방 대책이나 보상구조 개편 노력은 미미하다. 그 와중에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P><br />
<P>그렇다면 직업성 암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외국에서 이루어진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보수적으로 추계해도 매년 발생하는 암의 2~8%가 직업성 암에 해당된다. 이에 근거해 우리나라의 직업성 암 규모를 예측해보면, 매년 적게는 3238명, 많게는 1만2954명의 직업성 암이 새로 발생한다.(1)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집계되는 직업성 암 통계인 산재보험 보상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직업성 암으로 인정돼 보상되는 예는 1년에 40~60건에 불과하다. 직업성 암에 대한 인지, 보상 신청 및 인정 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존재하는 셈이다.</P><br />
<P>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먼저 직업성 암은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렵다. 직업성 암은 아주 드문 몇 개 암을 제외하고 일반 암과 증상이나 형태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일 때문에 암이 생겼다고 의심하기 힘들다. 백혈병은 그나마 드문 암이기 때문에 환자가 암의 원인을 생각해볼 여지라도 있지만 위암, 간암, 폐암 등 흔한 암에 걸린 노동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환자 자신이 직업성 암 여부를 의심해보려면 평소 자신의 작업 환경과 사용 물질의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이런 정보를 교육하기는커녕 제시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노동자는 자신이 어떤 물질을 쓰는지, 그 물질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도 모르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반도체 노동자도 그렇게 많은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 그 화학물질의 종류나 유해성 등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증언한다.</P><br />
<P>의료인의 무관심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 환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의료기관이나 객관적 체계 등을 통해 직업성 암을 인지하고 환자에게 보상 신청을 권유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진료 의사들이 직업성 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치료 방법에는 관심이 많지만 환자의 노동 과정이나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다. 특수건강진단 등으로 직업성 암을 조기 발견할 가능성도 낮다. 많은 직업성 암이 잠복기 등의 이유로 퇴직 이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현직에 있을 때 받은 건강검진으로는 발견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암은 유해물질에 노출된 이후 적어도 5년, 길면 40년 이후에 발생한다.(2) </P><br />
<P>이런 난관을 뚫고 환자나 진료 의사가 직업성 암을 의심해 사회적 보상을 요구해도 그것이 인정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산업재해보상보험 체계상 노동자의 암이 직업성 암으로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과거 일했던 직장에서 ‘발암물질’을 취급한 객관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또 충분한 농도와 시간 동안 발암물질에 노출된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암의 종류가 그런 발암물질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진 것이어야 한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한 백혈병 노동자들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직업성 암 환자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입증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다. 일단 과거에 취급한 물질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남아 있더라도 회사가 ‘경영상의 비밀’을 이유로 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과거에 취급했던 물질이나 작업 과정이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 쓰는 물질이나 작업 과정을 조사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삼성반도체의 경우 역학조사 과정에서 당시 쓰인 물질에 대한 조사와, 현재 작업 공정에 대한 조사를 했으나, 발암물질이 쓰였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조사에서 ‘벤젠’이라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됐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회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면 공공기관이 직권으로 조사할 수 없는 현실이다.</P><br />
<P>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이런 조사와 동시에 특별한 경우 ‘집단 역학조사’를 수행하기도 한다. 비슷한 일에 종사한 노동자 전체를 조사해, 이들 중 암환자가 일반인보다 더 많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삼성반도체에 대해서도 이런 조사가 수행됐다. 삼성반도체뿐 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백혈병, 림프종 등 흔히 ‘혈액암’이라 부르는 암의 발생이 많은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 노동자는 림프종 발생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3) 하지만 백혈병에 대해서는 증가 경향만 확인됐을 뿐 확정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4) 문제는 조사 시작부터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집단적’ 역학조사로 암 발생 원인을 밝히는 작업은 쉽지 않다. 조사 방법이 지닌 한계 탓이다.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거나, 조사 대상 집단이 많거나, 유해물질에 노출된 뒤 많은 시간이 경과한 경우 등이 아니면 그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런 조사 결과가 주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 결과에 근거해 반도체산업에서 일한 것과 백혈병 발생은 관련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P><br />
<P>두 번째 문제제기는 반도체산업의 유해성에 대한 것이다. 그간 반도체산업은 이른바 ‘클린 산업’이라 부르며 환경오염이 덜하고, 노동자 건강에 안전한 산업인 것처럼 알려졌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지’일 뿐이다. 반도체산업은 반도체 원료를 구하는 단계부터 반도체 완제품을 생산하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환경과 노동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반도체 원료가 되는 광물을 생산하기 위해 희생되는 제3세계 광산 노동자에 대한 책임 문제는 넘어간다고 치자. 하지만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쓰는 많은 화학물질로 인해 반도체산업 노동자에게 암뿐 아니라, 여성의 생식기계 건강 이상, 피부질환, 신경계 이상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도체산업이 흥한 나라의 공장에서는 예외 없이 이런 보고가 나온다. 미국의 IBM 공장, 영국의 반도체 공장, 대만의 반도체 공장 등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5) 이 대열에 한국의 반도체 공장이 낀 것이다. 반도체산업을 포함한 전자산업의 폐기물 덤핑도 주요 이슈다. 전자산업 기업은 반도체 기판 등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된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제3세계에 버리거나 재처리를 맡겨버림으로써 환경 피해와 더불어 제3세계 노동자에게 막대한 건강 피해를 입히고 있다.</P><br />
<P>세 번째 문제제기의 영역은 ‘삼성’에 대한 것이다. ‘삼성’의 잘못된 경영 행태로 인한 문제는 여러 가지다. 백혈병 피해자들이 증언하는 삼성반도체 공장 안의 문제는 과거의 일로 그냥 덮어버릴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나라 수위의 기업이, 그리고 매년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의 공장이 기본적인 노동자 건강의 예방 대책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함을 느끼게 한다. 삼성이 이럴진대 다른 기업은 어떻겠는가?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져야 할 사업주의 의무, 자신이 어떤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알 노동자의 권리 등이 철저히 무시된 상태에서 삼성의 이윤이 창출됐다면 이 또한 무노조 경영의 폐해다. “삼성에 노동조합만 있었더라도…”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피해자와 유족의 한은 근거 없는 응어리짐이 아니다. 많은 관련 연구가 노동조합이 있는 기업 노동자가 좀더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P><br />
<P>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은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를 던지고 그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제기가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그만큼 문제의 골이 깊고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을 비롯한 반도체 기업과 우리 사회는 피해자와 유족의 한 서린 요구와 외침에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P><br />
<P><각주><BR>(1)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를 보면, 2007년 발생한 암환자는 총 16만1920명이다. 이 수치의 2~8%를 계산하면 이와 같은 수가 나온다.<BR>(2) 백혈병 같은 혈액암은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5~10년 후에, 석면으로 인한 폐암이나 중피종은 석면에 노출되고 30~40년 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BR>(3) 반도체공장 조립 공정의 생산직 여성의 경우, 일반 인구보다 ‘비호지킨 림프종’이 5.2배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BR>(4) 백혈병의 경우 반도체 공장 여성 노동자가 일반 인구보다 1.3배 정도 더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BR>(5) 각각의 경우 모두 해당 피해자들의 직업병 인정을 위한 투쟁이 있었다. 테드 스미스 등, <세계 전자산업의 노동권과 환경정의>, 메이데이, 2009 참조.<BR><BR>이상윤(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0년 5월호</P></p>
]]></content:encoded>
			<wfw:commentRss>http://www.chsc.or.kr/?post_type=column&#038;p=4437/feed</wfw:commentRss>
		<slash:comments>0</slash:comments>
		</item>
	</channel>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