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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건강과 대안 &#187; 성폭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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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인도주의 구호 분야의 성폭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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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2 Jul 2018 01:32:52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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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옥스팜에서 유니세프까지 지난 2월 9일 영국 일간지 &#60;더 타임즈(The Times)&#62;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 옥스팜(Oxfam) 직원이 구호 업무 현지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을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국제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strong>옥스팜에서 유니세프까지</strong></p>
<p>지난 2월 9일 영국 일간지 &lt;더 타임즈(The Times)&gt;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 옥스팜(Oxfam) 직원이 구호 업무 현지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을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국제 개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이 폭로로 인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고, 이후 다른 구호단체들에서도 성추문이 연이어 폭로되며 파장은 업계 전체로 뻗어 나갔다. 이 글에서는 옥스팜 추문으로 드러난 인도주의 구호 분야 의 성폭력 실태와 그 의미를 정리하고 우리나라에서의 시사점을 짚어 보고자 한다.</p>
<p>연이은 폭로 기사와 옥스팜 내부 보고서로 드러난 사건의 실체를 되짚어 보면, 지난 2011년 아이티(Haiti) 대지진 후 복구 및 개발 사업을 위해 파견된 옥스팜 직원 중 일부가 구호 예산으로 임대된 저택에 현지 여성들을 불러 성매매를 했다. 이 여성들은 미성년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직원들 가운데는 옥스팜 아이티 사업의 현지 총책임자를 비롯한 고위급 간부가 속해 있다. 옥스팜은 당시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내부 조사를 통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관련자들을 해임하거나 혹은 스스로 명예퇴직했다고 밝혔으나, 사건의 전모를 정부와 언론에 알리지 않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옥스팜은 조사를 한다는 사실을 공표했다고 반박했으나, 영국 정부의 자선기관 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옥스팜으로부터 구체적으로 통보받지 못했다고 재반박했다.</p>
<p>이런 가운데, 아이티 성매매 추문의 당사자인 고위급 간부가 지난 2006년 차드(Chad) 파견 업무 중 성매매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옥스팜이 &#8220;도덕적 권위를 잃었다&#8221;고 비난했으며, 당사국인 아이티 대통령도 &#8220;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8221;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옥스팜 재정 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국 정부 및 유럽연합(EU)은 옥스팜 지원을 재검토할 것을 언급했고, 첫 언론 보도 이후 수일 동안 7000명이 넘는 기부자가 후원 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옥스팜은 핵심 고위급 임원의 사임, 독립 조사위원회 설치, 영국 정부의 신규 프로젝트 재정지원 중단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사과 및 자정 노력에 들어가기로 했다.</p>
<p>파장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의료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내 아이티 파견 직원의 석연치 않은 사임이 성매매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대형 구호단체인 국제적십자사, 세이브더칠드런, 플랜 인터내셔널 또한 소속 직원 수십 명을 성매매 의혹으로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유니세프(UNICEF)의 고위급 간부가 세이브더칠드런 재직 중 있었던 부적절한 행위가 드러나면서 사임하기도 했다. 이제 성폭력 이슈는 국제개발 및 인도주의 구호 분야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p>
<p><strong>인도주의와 권력</strong></p>
<p>옥스팜에서 시작된 인도주의 구호 분야의 성폭력 실태는 인류애와 평화, 정의를 내세워온 비정부단체 구성원들이 보인 이중적인 행태로, 국제사회에 충격과 분노를 불러왔다. 특히 옥스팜의 경우 인권과 거버넌스 분야에서 옹호 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단체로, 인권과 좋은 거버넌스 이슈로만 각각 400~500건 이상의 자료를 출판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런 모순은 극심한 가난과 기아, 질병과 자연재해로 인프라가 무너진 개발도상국 고통의 현장에서 구호물자로 무장한 인도주의 단체가 또 하나의 권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회를 보호해야 할 정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공공서비스가 없거나 열악한 그 가난한 오지의 땅에서 국제구호단체들은 막강한 힘을 갖게 되었고, 한 인간의 생존을 위한 식품과 물자를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성적 대가를 요구하는 행태가 암암리에 만연해 있었던 것이다. 혹자는 제국주의 시대부터 백인들이 &#8216;원시적인&#8217; 현지인들에게 폭력과 성 착취를 저질러온 행태가 그대로 이어졌다고도 비판했다.</p>
<p>인도주의 구호 단체 구성원의 성매매 행위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해당 단체들이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성토하기보다는 은폐에 급급했다는 사실이다. 당사자들은 심각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자발적인 명예퇴직 정도로 넘어가거나 동종 업계 내 타 직장에 취업하는 데 제약이 없었다. 이번 사태가 구호단체 분야 내부의 반성과 자정 조치를 넘어, 재발 방지를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이 확립되는 것으로 그 해결책이 모색되고 집중되어야 하는 이유다. 옥스팜의 경우 성폭력 관련 부정행위를 저지른 업계 인물의 데이터베이스 개발과 여성 인권 및 젠더 폭력 관련 인사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윤리위원회의 설치를 핵심 대책으로 약속했다. 데이터베이스 개발은 관련 비위 경력이 있는 직원들은 업계에서 목록을 공유하고 구호 활동과 관련한 직장이나 파견 업무에 있어서 진입을 제한하자는 방안이다. 후자의 경우 외부 위원회나 옴부즈만에게 비정부단체 내부 자료를 들여다보고 사건을 조사할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인도주의를 표방한 구호 활동 단체 내 이러한 구조적이고 제도적 시스템 마련은 필수적이었던 것일지 모른다. 더욱이 구호 활동의 규모와 예산 그리고 대상 범위가 매우 거대한 구호단체의 경우 이러한 조치는 더욱 필수적이다.</p>
<p><strong>한국 돌아보기</strong></p>
<p>인도주의 구호 분야의 성폭력 파장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해외원조를 시작한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가입 후 개발원조 분야 정부 예산이 최근 십수 년 동안 급격히 늘었다. 이에 따라 수많은 공공 기관, 학계, 민간단체들이 국제개발 및 인도주의 구호 분야에 관여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비정부단체들의 국내 지부 및 해외 상주 인력 또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증가에 비해 성폭력 이슈는 크게 떠오른 적이 없다. 가끔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부 공무원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자를 성추행했다는 사례가 국정감사를 통해 적발되는 정도였다.</p>
<p>최근 SNS에서는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분야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는 미투(#Metoo)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고발 사례가 생생할 뿐 아니라 고통스럽다. 봉사자로 파견 갔다가 현지 사무소 직원에게 당한 성추행, 현지 사업 조사차 출장을 갔다가 고위직 또는 교수·전문가에게 당한 성추행, 비정부단체(NGO) 명망가에게 당한 성추행 등 좋은 일을 한다는 명분으로, &#8216;이 바닥&#8217;이 좁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국내 인도주의 구호 분야 미투운동이 벌어진 다른 분야처럼 수직적인 상하관계와 갑질문화가 횡행해온 것이다. 그간 알려지지 않은 성폭력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이 같은 피해 사실을 폭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모두 당사자이자 방관자가 아니었나 부끄러운 일이다.</p>
<p>국내 인도주의 구호 분야 내부에서의 성폭력에 대해서는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옥스팜 성매매 추문과 같이 개발도상국 사업지에서 우리나라 기관 및 단체 직원들이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바에 대해서는 거의 보고가 된 적이 없다. 최근 중남미 한 국가 소재 대사관 직원이 현지 여성을 성추행하는 장면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돼 문제가 발생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에서 선의로 일한다고 해도 현지 주민의 인권과 여권에 대한 감수성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자 또한 관련 사업에 종사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국내 기관으로부터는 인권, 젠더 감수성이나 윤리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다. 현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관련 규정이 과연 존재하는지, 신고나 적발이 있어도 실질적인 처벌에 이르기는 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p>
<p>국내 인도주의 구호 분야에서도 성폭력을 비롯한 젠더 이슈에 대한 윤리 규정 마련과 신고·조사 시스템 마련, 그리고 관련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던 업계 인물에 대해서는 엄벌과 함께 정보가 공유되어 향후 동일한 활동이나 용역 계약에 제한을 가하는 방안이 시급히 도입되어야 한다. 국제개발협력 미투운동 참가자들도 지난 5월 29일 공개 집회를 갖고 &#8220;유·무상 원조기관과 민간분야 주체들은 성차별·성폭력 가해자와 가해 기관을 확실하게 처벌하고 각종 연대 활동 및 현장 파견 등에 제약을 두는 제도를 마련해야 된다&#8221;고 주장했다.</p>
<p>한국은 원조 체계가 분절화되어 영국의 국제개발부와 같이 관련 규제와 시스템에 단독으로 책임을 질 기관이 없지만, 대표적인 개발원조 분야 공공기관으로 무상원조를 총괄하는 한국국제협력단과 유상원조를 총괄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공동으로 총대를 메고, 비정부단체의 경우 해외원조기관협의회의 명의로 민관협력 위원회를 통한 전수 조사 및 데이터베이스의 개발 및 유지에 나서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국제협력단의 경우 여성운동 경력의 중진 국회의원 출신 신임 이사장이 개혁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해 보겠다.</p>
<p>옥스팜 직원의 성매매 사건으로 시작하여 점점 전모가 드러나고 있는 인도주의 구호 업계의 성폭력 불감증과 은폐 행태는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며 인도주의 분야 전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인도주의가 권력이 되는 시스템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인도주의 단체들은 개발도상국 현지의 구호와 개발을 명분으로 거대한 원조산업의 혜택을 누려 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인도주의 구호 분야 자체가 이들이 대변하고자 하는 취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한계도 보인다. 옥스팜 사태 및 이후 우후죽순처럼 드러난 현지인 대상의 성폭력은 예외 없이 서방의 언론을 통해서만 문제가 제기되고 논의가 이어졌다. 피해 당사자인 개발도상국 현지 주민의 목소리를 서구 주류 언론에서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이는 우리나라 개발원조 분야 내부의 자정 운동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한국인인 업계 내부자들 간의 갑질은 지적되지만 한국발 사업에 의해 현지인들이 어떤 갑질을 당하고 있는지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간 개발도상국과 그 주민들에게 시혜적으로 구호를 베풀며 개혁과 개발을 요구했던 인도주의 구호 분야가 자신들이 전하고자 했던 가치, 대변하고자 했던 사람들을 위한 성찰과 개혁에 나서야 할 시기가 되었다는 신호일 것이다.</p>
<p>참고문헌 및 기사</p>
<p>- BBC (2018, Feb 9). Oxfam denies cover-up over &#8216;Haiti prostitutes&#8217;. BBC News. Retrieved May 4, 2018, from http://www.bbc.com/news/world-latin-america-43004360</p>
<p>- BBC (2018, Feb 11). Oxfam Haiti sex claims: Charity &#8216;failed in moral leadership&#8217;. BBC News. Retrieved May 3, 2018, from http://www.bbc.com/news/uk-43020875</p>
<p>- Columbus, C. (2018, Mar 16). After Oxfam&#8217;s Sex Scandal: Shocking Revelations, A Scramble For Solutions. NPR. Retrieved May 8, 2018, from https://www.npr.org/sections/goatsandsoda/2018/03/16/591191365/after-oxfams-sex-scandal-shocking-revelations-a-scramble-for-solutions</p>
<p>- Dearden, L. (2018, Feb 16). Oxfam was told of aid workers raping and sexually exploiting children in Haiti a decade ago. Independent. Retrieved May 4, 2018, from https://www.independent.co.uk/news/uk/home-news/oxfam-latest-sex-scandal-prostitution-rape-children-haiti-warned-2008-save-the-children-a8214781.html?amp</p>
<p>- Hirsch, A. (2018, Feb 20). Oxfam abuse scandal is built on the aid industry’s white saviour mentality. The Guardian (Int. eds.). Retrieved May 7, 2018, from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8/feb/20/oxfam-abuse-scandal-haiti-colonialism</p>
<p>- Khan, M. S. (2018, Feb 23). Oxfam: sex scandal or governance failure? Lancet, 391(10125), 1019-1020.</p>
<p>- O’Neill, S. (2018, Feb 9). Minister orders Oxfam to hand over files on Haiti prostitute scandal. The Times. Retrieved May 6, 2018, from https://www.thetimes.co.uk/article/top-oxfam-staff-paid-haiti-quake-survivors-for-sex-mhm6mpmgw</p>
<p>국제개발협력 미투운동(2018). 2018.4.24 접속: https://www.facebook.com/idcmetoo/</p>
<p>- 3월 30일 자 &#8216;발전대안 피다&#8217; 격월간 웹진 &lt;피움&gt; &#8216;미투, 우리 안의 &#8216;모순&#8217;을 마주하다&#8217;</p>
<p>- 5월 29일 자 &lt;오마이뉴스&gt; &#8216;국제개발협력 활동가도 &#8216;미투&#8217;&#8230; &#8220;인권 외치면서 성추행&#8221;&#8216;</p>
<p>장효범(국제보건 활동가) / 의료와사회 2018년 봄호(통권 제9호)</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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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의료인에 의한 환자 및 보호자 성희롱·성폭력 실태와 문제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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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8 Jun 2018 00:27:27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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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1. 들어가며 2018년 초부터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8216;미투(metoo) 운동&#8217;이 제기하는 문제는, &#8216;말할 수 없음&#8217;이다. 종래에 성폭력에서 피해자의 침묵은 범죄 없음, 피해 없음을 의미했다. 성폭력이 아니라 성관계이기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strong>1. 들어가며</strong></p>
<p>2018년 초부터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8216;미투(metoo) 운동&#8217;이 제기하는 문제는, &#8216;말할 수 없음&#8217;이다. 종래에 성폭력에서 피해자의 침묵은 범죄 없음, 피해 없음을 의미했다. 성폭력이 아니라 성관계이기 때문에 거부하거나 신고하지 &#8216;않은&#8217; 것이라고 해석되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은 피해자의 침묵이 피해 없음이나 성관계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비로소 드러내고 있다. 피해를 성폭력이라고 이름 붙이지 못하고 드러낼 수도 없게 하였던 권력은 바로 성폭력을 가능하게 한 그 권력이다.</p>
<p>의료계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환자의 진료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영역의 업무 특성상 환자나 환자의 가족, 보호자 등에 대한 의료인의 성희롱·성폭력 또한 주목이 필요하다.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 및 성폭력1)은 의료인이 우월적 지위나 풍부한 의학적 지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신체 접촉이나 내밀한 신체의 노출이 일어나고 환자가 취약해지는 진료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의료행위와 성희롱·성폭력의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특수성을 가진다. 때문에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성폭력은 명확한 강제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례도 많고 피해자가 성희롱·성폭력인지 여부를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 글에서는 의료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의 유형과 사례를 살펴보고, 그 문제점을 검토하도록 한다.</p>
<p><strong>2.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통계</strong></p>
<p>우리 사회에서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성폭력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일어나는지 추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경찰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6년 8월을 기준으로 최근 10년간 강간 및 강제추행으로 검거된 의료인 수는 696명이며 같은 기간 성범죄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례는 5명에 불과하다고 한다.2) 전문직군의 강간, 강제추행 검거 인원수를 기준으로 하면 강간 및 강제추행으로 검거된 전문직군 중에서 성직자 비중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의료인으로, 시점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의료인이 대체로 전체 전문직군 검거 인원의 11~14% 정도를 차지한다.3)</p>
<p>검거 인원이 모두 유죄 판결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 경험 조사 결과를 보면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피해는 이보다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진료 과정에서 여성의 성희롱·성폭력 피해 경험을 조사한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병원 등 의료기관 이용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 1000명 중 11.8%가 진료 시에 의료인, 의료기사로부터 또는 의료기관의 이용에서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하였다.4)</p>
<p>이 조사는 환자의 주관적 피해 경험을 질문한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성희롱이나 성폭력 사건의 경험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과잉이거나 부주의한 의료행위, 또는 통상적인 의료행위이지만 성적 수치심을 야기한 행위에 대한 경험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여성 10명 중 1명 이상이 성적 수치심을 호소한다면 그 원인과 내용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성립하기 위해서 언제나 행위자의 성적 의도나 성적 욕구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료기관 이용자들의 성적 수치심 경험은 의료진과 의료기관 운영자들이 살펴보아야 하는 지점이다.</p>
<p>일반적으로 성희롱·성폭력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진료 과정에서의 경험은 진료라는 특수성이 대응에 영향을 준다. 같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에서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대응 방법을 알아보면 상대방에게 즉시 이의를 제기한 경험은 10.2% 수준에 그쳤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경험이 52.5%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 순위는 해당 의료기관에 다시 가지 않는 것(31.4%)으로, 응답자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꼈더라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기껏해야 의료기관을 바꾸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5)</p>
<p>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은 응답자 중 46.9%가 &#8216;진료 과정의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8217;를 그 이유로 꼽았고, 다음으로 많은 응답은 &#8216;적극 대응을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8217;(30.2%)였다.6) 의료기관 이용자가 성적 수치심을 경험하더라도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의료기관을 바꾸는 선에서 그친다면, 분쟁은 생기지 않고 의료기관 이용자는 같은 상황에 다시 노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해당 의료인이나 기관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동일한 문제를 다른 이용자에게 다시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한 적절한 조치는 취해질 수 없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의 모색이나 처리 절차의 정비는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p>
<p><strong>3.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사례와 문제점</strong></p>
<p>환자 또는 환자의 가족이나 보호자 등에 대한 의료인의 성희롱·성폭력에서 주목이 필요한 영역은 의료인이 가해자가 되는 성희롱·성폭력 중에서도 의료인으로서의 지위나 업무 수행과 관련한 행위들이다. 의료인으로서의 지위와 의료인으로서의 업무 수행은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반면 성희롱·성폭력의 식별이나 문제 제기, 신고 등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의료인으로서의 지위나 업무 수행과 관련해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사례들을 특성에 따라 나누어보면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p>
<p>첫째, 의료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환자 또는 보호자를 간음, 추행, 성희롱하는 경우이다. 의료인이라는 직업의 사회적 지위뿐 아니라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 보호자 등에 대한 의료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거나 의료행위에서의 이익이나 불이익 대가를 제시하는 성적 강요, 성적 접근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p>
<p><em>&lt;사례1&gt;</em><br />
<em> 암으로 입원해 있는 환자의 딸 A를 담당 의사가 숙직실로 불러서 자기와 성관계를 하면 엄마를 잘 보살펴주겠다고 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하였다. A가 거부하였지만 의사는 A를 침대로 데려가 옷을 벗기려고 시도하였고, 마침 동료 의사가 들어와 멈추었다.(상담일지)7)8)</em></p>
<p><em>&lt;사례2&gt;</em><br />
<em>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의 미성년자인 딸 B가 병원에 방문하자 의사가 &#8216;엄마 다친 부위를 가르쳐주겠다&#8217;면서 B의 가슴을 만졌다.(상담일지)9)</em></p>
<p>위의 두 사례는 성폭력상담소에 상담한 내용으로, 환자의 가족에 대한 의사의 강간미수 및 추행 사례를 보여준다. &lt;사례1&gt;의 의사는 어머니의 치료를 대가로 딸에게 성관계를 요구하였고, &lt;사례2&gt;는 어머니를 치료하는 의사라는 지위와 상황을 이용하여 환자의 딸인 청소년을 추행한 것으로,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사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이용한 성폭력 사례들이다.</p>
<p>환자의 가족이나 보호자만이 아니라 환자 본인에 대한 성적 접근도 발생한다. 장기 입원 중인 환자에게 진료 시간이 아닌 늦은 밤에 찾아가 예쁘다고 하면서 성적 표현을 하거나 환자의 몸을 만지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상황, 환자에게 치료와 관련하여 할 말이 있다고 하면서 병원 밖에서 만날 것을 종용하는 상황 등이다. 폭행이나 협박을 이용한 간음, 추행만이 아니라, 의료인으로서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환자를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행위 또한 업무상 위력(威力) 간음, 추행의 성폭력범죄에 해당된다.</p>
<p>위력과 그로 인한 저항 불가능은 종종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의료인의 사회적 지위나 권세 때문에 환자가 성적 접근에 저항할 수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하더라도 환자와의 성적 접촉은 의료인에게 있어 회피해야 하는, 의료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평가된다. 강제성이 없거나 환자가 동의하였거나 나아가 환자가 먼저 유도한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 치료를 받는 입장에 있는 환자는 의료인에 대하여 취약한 지위에 있고 진료 과정에서 형성된 신뢰 관계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의료인의 요구를 거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환자의 동의나 거부 없음이 성적 관계의 적극적 합의를 의미하는지를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치료 기간의 성적 관계는 진료 과정에서도 의료인의 객관적 판단 능력 손상, 진료 지시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 저하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10) 환자의 치료가 종료된 이후라도 과거 환자와의 관계에서 환자가 여전히 취약한 지위에 있고 의료인으로서의 지위가 관계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면 그와 같은 관계는 회피되어야 한다. 의료인과 환자의 가족 또는 보호자와의 관계 또한 같은 맥락에서 문제가 된다.</p>
<p>둘째, 진료 과정을 이용하여 환자를 준강간, 준강제추행, 성희롱하는 경우이다. 준강간, 준강제추행은 상대방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추행하는 경우로서 피해자가 잠이 들었거나 만취 상태에 있어 저항할 수 없는 상황이 이에 해당된다. 의료행위의 맥락에서는 수술 등의 목적으로 마취된 환자를 간음, 추행하거나 성적 표현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p>
<p><em>&lt;사례3&gt;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마취되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비하하는 말을 하고 환자의 하의를 벗겨서 음모 부분을 쓸고 환자의 다리를 벌려 안쪽을 들여다보았다.(상담일지)11)</em></p>
<p>위 사례는 마취된 상태를 이용하여 언어적 성희롱, 준강제추행 등이 발생한 경우이다. 마취와 같이 의식이 없는 상황은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때이므로, 이러한 상황을 이용한 성적 폭력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위 사례의 경우 지속적인 진료 과정에서 이상함을 느낀 환자가 녹음, 녹화 등을 하여 피해를 알게 되었지만 일회성 사건인 경우에는 피해자가 피해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가기 쉽다. 환자가 스스로 피해를 감지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여 피해를 밝혀내는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이와 같은 유형의 성희롱·성폭력은 결국 상황을 목격한 동료 의료진의 문제 제기가 있어야만 중단될 수 있다. 의료인의 문제의식과 의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p>
<p>셋째, 의료행위를 가장한 간음, 추행, 성희롱 사례이다. 성폭력범죄 중에서는 업무상 위계(僞計)간음, 업무상 위계 추행이 이에 해당한다. 위계간음, 위계추행은 행위의 목적이나 수단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착각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추행하는 경우이다. 지적장애인이나 아동, 청소년에 대한 범죄를 제외하면 비장애 성인에 대하여 위계를 이용한 간음, 추행은 주로 의료나 종교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경향이다. 의료 영역에서는 진찰이나 치료의 일환이라고 속여 환자를 추행하거나 심지어는 간음하는 행위로 나아가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속이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통상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도중에 남성 의료인이 젊은 여성 환자에게만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촉진이나 청진 등을 과하게 하는 사례12)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하는 환자들은 의료행위인지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거나 성폭력의 입증에서 의학적 지식을 가진 의료인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서 대응을 포기하기도 한다.</p>
<p><em>&lt;사례4&gt;</em><br />
<em> 응급실에 복통을 호소하며 찾아온 여성 환자에게 인턴 의사가 담요를 가져다주면서 브래지어를 풀고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있으라고 한 뒤, 진료를 빙자하여 환자의 몸을 수차례 만졌다. 의사는 청진은 하지 않았고 가슴과 자궁이 부어 있는지 확인한다고 하면서 환자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 음부를 여러 차례 만지고 겨드랑이, 옆구리, 배, 손목과 발목, 종아리, 팔 등을 만지는 촉진을 4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하였다. 2차 촉진 후 위장약을 처방하고 약효가 충분히 나타나기도 전인 약 16분 만에 다시 찾아가 환자가 약효가 없다고 한다는 이유로 2차 촉진과 동일하게 가슴과 하복부 촉진을 반복하였으며, 4차 방문 시에는 10여 분에 걸쳐 가슴을 비롯한 환자의 몸을 만지고 볼과 목을 쓰다듬으면서 &#8216;접수할 때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느냐, 나중에 잘 나았는지 전화할 테니 받아라&#8217; 등의 이야기를 하였다. 1심 법원은 업무상 위계 추행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을 선고하였다.(판례)13)</em></p>
<p><em>&lt;사례5&gt;</em><br />
<em> 의사가 허리 부상을 입은 17세 여성의 재활치료를 하면서, 엎드려 등뼈 교정치료를 받던 환자를 천정을 보고 눕도록 한 다음, &#8216;등뼈가 틀어져 있으니 갈비뼈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그 때문에 가슴과 젖꼭지도 틀어져 있다. 틀어진 가슴과 젖꼭지 때문에 나중에 배꼽티도 못 입으니까 지금 치료를 해야 한다&#8217;라며 치료의 일환인 것처럼 말하면서 피해자의 가슴을 옷 위로 주무르고 위아래로 흔들고 유두를 잡았다 놓는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피해자가 추행인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계속 병원에 다니는 사이, 총 13회에 걸쳐 이러한 ‘치료’가 행해졌다. 의사는 척추측만증을 치료하기 위한 도수치료라고 주장하였으나 1심 법원은 미성년자인 피해자에 대한 위계 추행을 인정하여 징역 1년을 선고하였고, 항소심에서도 의사의 행위가 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판례)14)</em></p>
<p><em>&lt;사례6&gt;</em><br />
<em> 정신병원 원장이 조울증으로 1년간 입원 중이던 30대 여성 환자를 아침마다 진료실로 불러서 &#8216;허그 치료&#8217;라고 하면서 볼을 비비고 몸을 밀착시키는 행위를 3개월에 걸쳐 반복하였다. 환자가 경찰에 신고하였지만 경찰과 보호자는 치료라는 의사의 말을 믿었고 그 이후 2개월 더 추행이 지속되다가 환자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였던 날 원장이 환자를 진료실로 불러 &#8216;내가 기분 좋게 할 수 있다&#8217;면서 눕히고 성관계를 한 뒤 신고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원장은 나중에 보호자에게 성 관계를 &#8216;성 치료&#8217;였다고 설명하였다.(언론보도)15)</em></p>
<p>위의 사례들은 의사가 촉진, 도수치료, 허그 치료, 성 치료 등 의료행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성 환자를 추행, 간음한 경우이다. 피해자들은 당시에는 의료행위라는 의사의 설명을 신뢰하였거나 의심이 들더라도 반신반의하다가 나중에서야 피해를 인식하고 신고하게 되었다.</p>
<p>&lt;사례5&gt;에서 17세의 청소년인 환자는 처음에는 추행인지 확신하지 못하였고, 불쾌하다는 표현을 하면 의사가 잡아뗄 것 같고, 의사가 상대하기 버거운 사람이고, 병원에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아버지에게 상황을 설명하기가 부담스러워서 병원에 계속 다녔다고 진술하였다.</p>
<p>&lt;사례6&gt;은 추행임을 인식한 뒤 피해자가 신고하였지만 경찰과 보호자 모두 피해자를 믿어주지 않다가 간음까지 이른 뒤에야 비로소 원장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의료인에 대한 신뢰와 의료행위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 때문에 의료인에 의한 성폭력은 더 장기화되고 피해는 심화된다. &lt;사례6&gt;은 피해자의 진술과 음성 녹음 파일을 근거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어서 위계간음 여부의 법적 판단의 결과는 확인할 수 없지만,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은 병원 원장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설령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입원 중인 환자와의 성관계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p>
<p>넷째, 진료 과정에서 필요한 의료행위의 범위를 넘어서는 성희롱 사례이다. 환자나 보호자에 대하여 의료인이 의료행위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성적 표현을 하거나 불필요하게 음란한 그림, 영상 등을 보여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p>
<p><em>&lt;사례7&gt;</em><br />
<em> 환자가 유방 검진을 위하여 상의를 벗고 누워있는 상태에서 의사가 검사기로 유방 주위와 유두를 건드려 환자가 간지러워서 몸을 살짝 비틀자 &#8220;왜 이리 좋아하는데, 요즘 남편이 잘 안 만져주는 모양이지&#8221;라고 말하였다. 환자가 &#8220;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웃기시는 분이시네&#8221;라고 하자 &#8220;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남편 말고 옛날 애인이 만져줄 때 생각이 나는가 보네&#8221;라고 말하여, 환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고 경찰에 고소하였다.(진정례)16)</em></p>
<p><em>&lt;사례8&gt;</em><br />
<em> 산부인과 원장이 진료 중 환자에게 결혼 여부를 질문하고, 특정 성기 크기가 너무 크다며 수술을 권유하였는데 환자가 거절하자 &#8216;돌아온 싱글이냐&#8217;고 반문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였다. 환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고, 의사가 사과하여 합의종결되었다.(진정례)17)</em></p>
<p><em>&lt;사례9&gt;</em><br />
<em> 설사 증상으로 병원에 간 환자에게 의사가 청진기를 브래지어 안쪽에 갖다 대면서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해봤느냐, 너는 그런 것 하면 안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상담일지)18)</em></p>
<p><em>&lt;사례10&gt;</em><br />
<em> 산부인과 진료 시에 의사가 자세를 지시하면서, ‘할 때 자세를 모르느냐’며 수치심을 주었다.(상담일지)19)</em></p>
<p>위 사례들은 의사가 의료행위와 무관하게 환자의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는 표현을 한 경우이다. 치료의 일환이라거나 의료행위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가 혼란스러운 사례들에 비하여 이러한 유형의 성희롱은 일반적인 직장 내 성희롱에서도 자주 문제가 되는 언어적 성희롱과 더 유사성이 있지만, 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경우 의료인에게 신뢰를 가진 환자로서는 당황하기 쉽고, 당장 진료를 받아야 하는 위치에서 즉각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p>
<p>다섯째, 의료행위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는 행위의 사례이다. 의료인으로서는 추행이나 성희롱의 의도가 없고 정당한 의료행위인 것으로 인식하는 반면 환자나 보호자는 추행이나 성희롱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p>
<p><em>&lt;사례11&gt;</em><br />
<em> 허리 통증에 대해 교정 치료를 하면서 의사가 환자의 팬티를 엉덩이까지 내리고 엉덩이를 주무르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었다는 이유로 환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다. 의사가 환자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하여 환자들에게 치료 내용을 사전에 설명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합의종결되었다.20)</em></p>
<p><em>&lt;사례12&gt;</em><br />
<em> 발진으로 한의원 진료 도중에, 한의원 원장이 환자에게 브래지어를 하였으니 괜찮다면서 가슴 부분을 살펴보고 바지를 벗으라고 강요하여 환자가 바지를 벗자 팬티 안을 들춰보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어 환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다. 한의원 원장이 환자에게 사과하고 2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합의종결되었다.21)</em></p>
<p><em>&lt;사례13&gt;</em><br />
<em> 가벼운 감기로 진찰 중에 내과 의사가 사전 설명을 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로 환자의 브래지어를 들추고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 댐으로써 성적 수치심을 주어 환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다. 의사가 환자에게 사과하고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합의종결되었다.22)</em></p>
<p>신체적 증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거나 수기치료를 하는 상황, 흉부 진찰에서 촉진, 청진 등이 필요하여 상의를 들어 올리거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진료하는 상황 등에서 환자가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나 신체 노출이라고 생각하고 성적 수치심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의료인의 행동이 통상적 의료행위의 범주 내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내밀한 신체를 들여다보거나 접촉하는 행위를 환자 본인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지 않는 데서 대부분의 문제가 비롯된다.</p>
<p>의료행위는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정당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성희롱·성폭력이라는 주장을 단지 환자의 의학적 지식 부족이나 의료인에 대한 신뢰 부족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의학적 지식을 고정된 불가침의 영역으로 이해하는 태도이다. 어디까지를 필요한 의료행위로 볼 것인지는 단지 의학적인 판단만의 영역은 아니다. 환자를 의료행위의 대상으로만 보고 객체화하는 관점에서는 환자의 몸을 마치 고장 난 기계처럼 인식하고 오작동하는 신체 부위를 진단하고 치료하여 원래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때문에 그 과정에서 환자의 몸은 탈인격화되고 인격적 존재로서의 환자가 존엄성 침해나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볼 경우 의료행위와 관련성이 있는 행위는 모두 정당행위에 포섭되고 성희롱·성폭력은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의료행위에도 인간으로서 환자의 존엄성 존중이 요청된다고 본다면, 정당화될 수 있는 의료행위의 범주는 좀 더 좁아질 것이다. 정당화 근거의 설정이야말로 관점의 경합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p>
<p><strong>4. 결론</strong></p>
<p>의료인과 환자, 환자의 가족 또는 보호자 사이의 관계에서, 의료인에 의한 성희롱·성폭력은 문제 제기되지 않은 채 가려지곤 한다. 그 이유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당장 진료를 받아야 하는 아픈 환자에게,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을 변경하는 것은 치료에 부정적 효과나 불이익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고, 번거로우며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든다. 의료인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어서 환자로서는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진료가 대개 폐쇄되고 비공개적인, 때로는 의료인과 환자 단둘만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료 과정에서 발생한 성희롱·성폭력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 의료인은 전문가로서 대체로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고 전문성으로 인하여 신뢰를 받는다. 의료인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의료인이 성희롱·성폭력을 하였다고 판단 내리기까지 환자는 혼란을 겪게 된다.23) 환자는 의학적 지식과 정보의 부족으로 성희롱·성폭력인지 의료행위인지 여부를 기민하게 판단할 수도 없다. 의료기관 내 상담, 신고 및 처리절차가 미비하거나 있더라도 환자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 제기를 막는 이러한 이유들은 고스란히, 환자와 환자의 가족, 보호자 등이 의료인에 대하여 성희롱·성폭력에 취약한 이유가 된다.</p>
<p>폭행이나 협박을 이용한 강제적인 성적 접촉, 진료 과정을 이용한 의도적인 성적 접근은 폭력이고 범죄이다. 통상적인 의료행위의 범위를 넘어선 성희롱 또한 근절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와 더불어, 의료행위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는 행위들 또한 의료인의 인식 변화가 요청된다. 본문의 사례에는 포함하지 않았으나 옷 갈아입기나 내밀한 신체 진료 등 환자의 신체 노출이 있는 행위를 충분히 차단되지 않은 공간에서 하도록 하는 것, 내밀한 신체 진료 등의 상황에서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거나 과도한 실습생 참관, 내밀한 신체 진료 등의 상황에서 환자의 의사를 무시한 이성 의료진의 진료 또는 갑작스러운 이성 의료진의 참여, 공개된 공간에서 성적 사생활을 질문하는 것과 같은 상황 등도 의료인에게는 통상적 의료행위의 범주 내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환자는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통상적인 의료행위조차 성적 수치심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료인의 인식,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환자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며, 그러한 인식과 과정은 무엇보다도 환자를 진료의 객체만이 아닌 인격체로서 존중하는 자세에서 나온다.</p>
<p>&#8216;유럽에서 환자의 권리 증진 선언&#8217;24)은 90년대 중반에 이미 &#8216;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8217;를 환자의 권리로 천명한 바 있다. 제1조 1항에 위치한 이 권리는 다른 모든 권리보다도 앞서 제시되어 있다.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가 현대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라고 불리는 &#8216;제네바선언&#8217;25)의 2017년 개정에서 &#8216;환자의 자율성과 존엄성에 대한 존중&#8217;을 의사의 행동규범으로 추가한 것 또한 의료에서 환자의 인권 존중이라는 흐름과 필요를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의 의료 환경에서도 환자 및 환자의 가족, 보호자 등에 대한 인격의 존중과 성희롱·성폭력의 근절이 의료인의 자명한 행동규범으로 자리 잡을 때이다.</p>
<p>김정혜(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 / 의료와사회 2018년 봄호(통권 제9호)</p>
<p>각주</p>
<p>1) 인재근 의원실, &#8220;최근 10년간 의사의 성범죄 747명, 행정처분은 고작 5명: 보건복지부 실태 파악조차 못해&#8221;, 인재근 의원실 보도자료, 2016.10.6.</p>
<p>2) 경찰청, &#8220;전문직군에 의한 강간‧강제추행 범죄 현황(‘10~’15년)&#8221;. 박남춘 의원실, &#8220;성공(成功)한 사람들의 성범죄(性犯罪) 5년간 3050건. 성직자&gt;의사&gt;예술인&gt;교수 순&#8221;, 박남춘 의원실 보도자료, 2015.8.30.에서 재인용,</p>
<p>3) 차혜령 외, &#8216;진료과정의 성희롱 예방기준 실태조사&#8217;, 국가인권위원회, 2013, 75쪽.</p>
<p>4) 차혜령 외, 2013, 84쪽.</p>
<p>5) 차혜령 외, 2013, 86쪽.</p>
<p>6) 차혜령 외, 2013, 109쪽.</p>
<p>7) 차혜령 외, 2013, 109쪽.</p>
<p>8) 차혜령 외, 2013, 209쪽.</p>
<p>9) 차혜령 외, 2013, 106~107쪽.</p>
<p>10) 차혜령 외, 2013, 154~155쪽.</p>
<p>11) 울산지방법원 2014.1.9. 선고 2012고단3544 판결.</p>
<p>12) 전주지방법원 2010.7.13. 선고 2009고단1562 판결, 전주지방법원 2010.12.10. 선고 2010노857 판결.</p>
<p>13) 2014년 12월 22일 자 &lt;시사매거진 2580&gt; &#8216;최훈, &#8220;성폭행이 &#8216;치료&#8217;라고? …정신과 의사의 황당한 치료&#8221;&#8216;</p>
<p>14) 국가인권위원회 11진정0022600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자료.</p>
<p>15) 국가인권위원회 14진정416900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편, &#8216;성희롱 시정권고 결정례집 제7집&#8217;, 국가인권위원회, 2015, 179쪽.</p>
<p>16) 차혜령 외, 2013, 107쪽.</p>
<p>17) 차혜령 외, 2013, 107쪽.</p>
<p>18) 국가인권위원회 08진차331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자료.</p>
<p>19) 국가인권위원회 09진차0001464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자료.</p>
<p>20) 국가인권위원회 11진정0251400 사건.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자료.</p>
<p>21) WHO, A Declaration on the Promotion of Patients’ Rights in Europe, 1994, 선언에 대한 설명으로는 조홍준 외, &#8216;의료기관 이용자 권리 보호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8217;, 국가인권위원회, 2008, 31쪽 이하를 참조할 것.</p>
<p>22) WMA Declaration of Geneva, https://www.wma.net/policies-post/wma-declaration-of-genev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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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allisto : 대학내 성희롱, 성폭력 문제 해결 사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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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4 Jun 2018 04:46:13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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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대학내 성희롱,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을 긍정적으로 사용한 사례 Callisto. 대학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고, 소수의 가해자가 반복적인 성폭력을 가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낙인, 2차 가해 때문에 잘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대학내 성희롱,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을 긍정적으로 사용한 사례 Callisto.<br />
대학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고, 소수의 가해자가 반복적인 성폭력을 가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낙인, 2차 가해 때문에 잘 보고되지 않아 같은 문제가 양산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캠퍼스 성폭력 온라인 보고시스템을 운영.<br />
운영 재정은 주정부 건강재단이 지원, 비영리기구로 운영.<br />
피해자의 안전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자체 시스템 매칭을 통해 반복적인 가해자 이름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학교 당국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며, 피해자가 원하는 서비스와 온라인을 통해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함으로써 신뢰를 획득. 성폭력 피해 보고율도 높이고 문제 해결 기회도 향상시켰다는 자체 평가<br />
캠퍼스 내 프로그램의 성공을 기반으로 2018년에는 전문직 사회 성폭력 보고 시스템도 론칭.</p>
<p>&#8220;Callisto Campus is designed to detect repeat perpetrators and empower victims to make the reporting decision that feels right for them.&#8221;<br />
<a href="https://www.projectcallisto.org/" target="_blank">Callisto 홈페이지 바로 가기</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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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연과학, 공학, 의학 영역 대학의 성희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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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4 Jun 2018 04:39:37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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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대학, 특히 자연과학, 공학, 의학 영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성희롱, 성폭력 문제가 흔하고 심각하므로 이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미국 과학공학의학한림원의 보고서. 보고서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영역 대학이 1)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대학, 특히 자연과학, 공학, 의학 영역의 대학 캠퍼스에서 성희롱, 성폭력 문제가 흔하고 심각하므로 이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미국 과학공학의학한림원의 보고서.<br />
보고서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영역 대학이<br />
1) 남성 지배적 환경이고<br />
2) 성희롱에 대한 조직적 감수성이 떨어지며<br />
3) 교수와 학생간에 위계적, 의존적 관계가 형성되기 쉽고<br />
4) 폐쇄되고 고립된 환경에 처하기 쉽기에 성희롱, 성폭력 문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역설.</p>
<p>미국에서는 군대 다음으로 대학이 성희롱, 성폭력 발생이 흔한 사회라고 하는데,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p>
<p>Sexual Harassment of Women<br />
Climate, Culture, and Consequences in Academic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br />
<a href="https://www.nap.edu/catalog/24994/sexual-harassment-of-women-climate-culture-and-consequences-in-academic" target="_blank">자료 링크 바로 가기</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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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잘못된 동업자 문화에서 벗어날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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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0 May 2018 01:54:00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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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경북대에서 10년 전 여성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교수를 당시 몇몇 교수가 임의로 ‘자율징계’하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한 것이 드러났다. 가해 교수는 이후 해당 대학의 성폭력상담소장까지 맡았다고 한다. 필자의 소속 학과에서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경북대에서 10년 전 여성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교수를 당시 몇몇 교수가 임의로 ‘자율징계’하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한 것이 드러났다. 가해 교수는 이후 해당 대학의 성폭력상담소장까지 맡았다고 한다. 필자의 소속 학과에서 일어난, 교수에 의한 성희롱·인권침해 사건에서도 몇몇 타과·타교 교수들이 해당 교수를 옹호하며 문제제기한 피해자와 학과 구성원들을 질책한 것을 알고 있다. 조은 명예교수가 “교수 성폭력은 왜 ‘올바른 해결’이 어려운가?”라 묻고 그 이유를 한국의 교수사회가 누리는 상징권력과 그 권력을 철저히 지키려는 ‘동업자 문화’에서 찾았던 때가 2003년이다. 15년이 흘렀지만 바뀐 것이 별로 없다. </p>
<p>대학의 교육·연구·행정 업무에서 주된 결정권을 발휘해 온 교수사회의 이 잘못된 동업자 문화는 뿌리 깊다. 교수직에 얽힌 많은 이해관계는 교수뿐 아니라 거기에 종속적으로 연루된 대학원생들도 이 동업자문화에 가담시킨다. 2008년 대학 내 교수성희롱의 성차별적 특징을 연구한 조주현 교수의 논문에는, 대학원생들이 피해자 학생을 오히려 비난하는 분위기를 형성한 사례가 제시된다. 피해 문제제기가 학과·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가해 교수가 책임자로 배분하던 여러 자원 제공과 업무를 중단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은 교수에 의한 성폭력· 인권침해 공론화를 막는 핵심 요인이다. 교수의 연구인건비 횡령 과정의 ‘공범’이 될 것을 강요받고, 그것을 신고하자 학업 진행, 장학금 지원이 중단된 대학원생들의 사례는 이 두려움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p>
<p>이런 현실에서 많은 대학원생들은 자신의 고충을 참거나 피하거나 자신이 더 나아지면 해결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대응하려 노력한다. 아니면 졸업하거나 학계를 떠나고 나서야 문제제기한다. 교수사회는 가해 교수가 징계 받으면 얻을 미래의 불이익은 세심하게 걱정하지만, 피해 학생들이 이미 받은 과거의 불이익, 자신들의 동업자적 반응이 야기시킬 미래의 불이익은 잘 보지 못한다. 가해 교수는 징계를 받든 안 받든 대개 남지만, 많은 피해자들은 이런 과정 속에서 이미 떠났거나 떠난다. 이를 지켜보는 대학(원) 사회의 구성원들은 문제제기해봤자 나아질 것이 별로 없다는 잘못된 교훈을 얻는다. 성별이나 학벌, 지위 등의 권력관계에서 소수자인 이들에게 이것이 차별적으로 작동함은 물론이다.</p>
<p>잘못된 현실을 이제는 변화시켜야 한다. 현재 폭발하고 있는 각계의 미투 운동은 성평등하고 민주적인 조직을 만들지 못하는 직업집단은 도태될 것임을 시사한다. 학계의 일상에 만연한 성차별적 위계 문화와 권한 남용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교수사회는 전문직으로서 자율성과 특권을 더 이상 주장할 명분이 없다.</p>
<p>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기존의 남성 중심적 교수사회가 성폭력·인권침해 문제의 전문가나 유일한 판단자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내 성폭력예방교육·인권교육이 실시된 지는 꽤 됐다. 하지만 교수들의 교육 이수율은 학내 다른 구성원들에 비해, 다른 공공기관 종사자들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수율보다 더 문제는 예방교육이나 성평등 문제에 대해 교수들이 가지는 어떤 태도이다. 필자는 학내 성희롱성폭력상담소에 학생운영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고,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상근연구자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이런 경험들에서 직간접적으로 목격한 바, 많은 남성 교수들은 교육 요구를 자신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거나 ‘감히’ 교수인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무례한 행동으로 여겼다. 성숙하지도, 성찰적이지도 않은 행태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보직교수가 남성이고 이들이 징계위나 성폭력·인권침해 문제의 판단자이자 해결자로 주로 참여하고 있다. </p>
<p>특정 학문의 전문가라고 해서 성폭력 문제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성폭력과 젠더 문제는 그 개념과 인식, 대응까지 복합적인 층을 지닌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끊임없이 배우고 갱신해야 할 이슈이다. 교수와 학생 모두 배워야 하고, 특히 교수에게는 학생, 여성이란 소수자의 입장에 서보는 젠더 감수성, 인권 감수성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학생, 여성이 당사자이자 소수자로서 문제해결과정에 더 많은 발언권, 판단 권한을 부여받도록 협조해야 한다. </p>
<p>이는 교수라는 직업집단이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좀 더 다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기도 한다.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를 피해자와 가해자만이 연루된 문제로 보고, 학생들이 교수를 가해자의 위치에만 두는 것이라 여기는 인식, 다시 말해 약자들의 ‘복수의 정치’라는 생각은 오해이다. 교수의 성희롱에 관한 법적 분쟁을 조사한 김엘림 교수의 논문(2016)은 소송이 피해자가 아니라 대부분 가해 남성 교수에 의해 제기됨을 실증했다. 그들은 법적 분쟁을 추진할 시간, 경제력,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목격자로서, 학과의 운영자로서 다른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건 발생 시 교육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 피해자를 비난하는 2차 피해를 막고 피해자와 조력자들이 향후 교육권·노동권·진로를 침해받지 않도록 교수사회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세밀하게 고안하고 행해야 한다. 교수와 대학원생은 더 나은 교육·연구공동체를 만드는 동업자가 될 수 있다고, 나는 아직 믿는다.</p>
<p>유현미(건강과대안 운영위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2018년 4월 30일자</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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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성 폭력에 대한 보건의료 부문의 대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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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8 Mar 2018 08:28:58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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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보건의료 부문은 내부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어 내부 개혁과 성찰이 절실함과 동시에, &#8216;여성에 대한 폭력&#8217; 문제를 공공 건강의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책임이 있습니다. (아래 그림과 자료는 세계보건기구의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보건의료 부문은 내부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어 내부 개혁과 성찰이 절실함과 동시에, &#8216;여성에 대한 폭력&#8217; 문제를 공공 건강의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책임이 있습니다.<br />
(아래 그림과 자료는 세계보건기구의 인포그래픽 및 자료 중 하나)</p>
<p><a href="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8/03/violence.png"><img class="alignnone size-medium wp-image-90087" alt="violence" src="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8/03/violence-284x300.png" width="284" height="300" /></a></p>
<p><a href="http://www.who.int/reproductivehealth/publications/violence/NMH_VIP_PVL_13_1/en/" target="_blank">Violence against women : The health sector responds</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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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발족 및 기자회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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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01 Nov 2017 04:10:49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건강불평등]]></category>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피임·낙태·출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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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9월 28일 &#60;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단을 위한 국제행동의 날 Global Day of Action for Access to Safe and Legal Abortion&#62;을 맞이하여  올해 9월 28일 오전 11시 30분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9월 28일 &lt;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단을 위한 국제행동의 날 Global Day of Action for Access to Safe and Legal Abortion&gt;을 맞이하여  올해 9월 28일 오전 11시 30분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8216;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8217; 발족 퍼포먼스 및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p>
<p><a href="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7/11/IMG_0557.jpg"><img class="alignnone size-full wp-image-89961" alt="IMG_0557" src="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7/11/IMG_0557.jpg" width="1280" height="960" /></a></p>
<p>&lt;발족선언문 일부&gt; <!--StartFragment--></p>
<p>&#8220;오늘은 전 세계에서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고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국가와 법, 제도에 맞서 저항하는 날이다.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는 ‘낙태죄’ 폐지하라. 장애와 질병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조항 전면 개정하라. 국가는 성평등 정책과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모든 여성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피임기술과 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결혼유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장애와 질병, 경제적 차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모성을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라. 안전하고 건강하게 임신을 중단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적 선택지를 제공하라. 진정 생명을 그토록 소중히 여긴다면 ‘낙태죄&#8217;를 폐지하고, 여성과 태어날 아이,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일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8221;</p>
<p><b>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b></p>
<p>건강과대안, 불꽃페미액션, 성과재생산포험, 장애여성공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페미당당, 페미몬스터즈,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p>
<p><b>함께하는 단위</b></p>
<p>관악여성주의학회 달, 군포여성민우회, 녹색당, 동국대 여성주의네트워크 쿵쾅, 동북여성민우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언니네트워크, 여성환경연대, 인천여성민우회, 펭귄프로젝트</p>
<p><a href="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7/11/0928_기자회견문.hwp">0928_기자회견문</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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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여성 혐오, 폭력, 정신질환</title>
		<link>http://www.chsc.or.kr/?post_type=column&#038;p=8940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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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6 May 2016 03:40:03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category><![CDATA[여성인권]]></category>
		<category><![CDATA[정신의학]]></category>
		<category><![CDATA[젠더건강]]></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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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지난 5월 17일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의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됐다. 긴급 체포된 피의자가 “여자라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추모의 물결은 온라인을 넘어 사건 현장과 가까운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h2 style="text-align: center;"></h2>
<h2 style="text-align: center;"><a href="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6/05/IE001966086_PHT.jpg"><img class="alignnone size-full wp-image-89402" alt="IE001966086_PHT" src="http://www.chsc.or.kr/wp-content/uploads/2016/05/IE001966086_PHT.jpg" width="1000" height="666" /></a></h2>
<h2 style="text-align: center;"></h2>
<p>지난 5월 17일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의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됐다. 긴급 체포된 피의자가 “여자라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추모의 물결은 온라인을 넘어 사건 현장과 가까운 강남역 10번 출구로 이어졌다. 연간 1 천여 건 발생하는 살인사건에 이렇게 많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것은 이례적이었다.</p>
<p>이미 많은 주장이 나왔지만 이 현상의 의미를 찾고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논의의 진전을 방해하는 일부 ‘퇴행’ 에 맞서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지 말라’는 맥락에 맞지 않는 주장으로 추모에 끼어들어 다시 한 번 자신들이 성차별적 시각을 과시하는 일부 남성의 몰지각한 행태가 대표적인 퇴행이다. 남녀 화장실 분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행정편의적 발상 역시 사건의 함의를 축소시키는 시각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찰의 대응으로 인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의 강화다.</p>
<p>경찰은 이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지어 발표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의 범죄 분류 체계에 따르면 합리적인 이유를 알 수 없는 불특정의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범죄행위는 ‘묻지마 범죄’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경찰의 발표는 조현병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로 이어졌다. 공영방송인 KBS는 5월 23일 “조현병 특징 ‘망상・환각’…심해지면 ‘범죄’”라는 제목으로 ‘묻지마 강력범죄 가운데 조현병으로 인한 범죄가 30%’라며 조현병이 범죄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이도록 단정지어 보도했다.</p>
<p>증상 조절이 되지 않는 급성기 조현병 환자들은 논리적 사고능력과 현실검증력을 잃을 수 있다. 그런 상태의 환자들이 공격적 행동을 했을 때 경찰의 분류체계 수준으로는 ‘묻지마 강력범죄’로 규정되는 것,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익히 예상한대로 가장 손쉬운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비껴, 문제를 봉합하려는 정부와 경찰의 대응은 전문가들의 비판을 불러왔다.</p>
<p>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가해자의 조현병 진단과 치료 병력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며, 이러한 분노와 혐오가 모든 조현병 환자들에게로 향하게 되지는 않을지도 염려”된다며 우려를 표했고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은 일반인보다 낮은 편이며, 적절한 급성기 치료 및 유지 치료를 통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p>
<p>경찰과 일부 언론이 이 사건을 대하는 관점은 사건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했다고 보는 것 같다. ‘여자라서 죽였다’라는 피의자의 초기 진술이 정신질환자의 망상이었음을 강조하면, 대중의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각은 대중이 몇몇 정보만으로 쉽게 선동된다고 전제한다는 점에서 우선 문제가 있다. 또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조장으로 또 다른 사회적 배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가 있다.</p>
<p>게다가 정신질환 환자들의 인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다시 이러한 논의를 하는 동안 애초에 사건의 중심이었던 여성들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격한다. 진단이 틀렸으니 적절한 해결책이 나올 리도 만무하다. 경찰이 ‘정신질환자의 범죄 위험도를 진단하고 행정입원을 요청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는데도 여론이 평정을 찾지 못하고 여성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정신과적 문제가 없는 남자들에게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 여성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p>
<p>여성들의 불안감은 강남역 살인사건에 의해 조장된 것이 아니라 단지 확인된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도 사실 그동안 불안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혼자만 불안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런 불안감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p>
<p>애초에 강남역 10번 출구에 여성들이 모인 것은 살해된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를 애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단지 자신이 여자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했던 차별과 폭력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조심히 들어가! 도착하면 카톡 해! 남성분들도 귀가할 때 이런 인사를 하십니까?’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은 한 포스트잇의 내용이다. 여성들은 살해된 20대 여성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새삼 발견한 것인지도 모른다.</p>
<p>강남역 살해 피의자는 여성을 혐오했을 수도 있고 조현병 증상에 의한 피해망상적인 믿음을 가졌을 수도 있다. 혹은 알려지지 않은 제 3의 이유일지도 모르며 정신감정에도 불구하고 결국에서는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여성들이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인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그 피의자의 내면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전제될 필요는 없다.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과 ‘여성들이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인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다.</p>
<p>후자의 사건의 피해자는 2015년에도 여전히 성평등지수 세계 115위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모든 한국 여성들이고 가해자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는 성차별과 만연해 있는 성폭력이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었던 1천여 개의 포스트잇은 여성들의 인내가 임계점에 다다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에서 115번째를 차지할 만큼 많이 기울어진 사회의 여성들에게 우리는 또 다시 가만히 있으라고 할 것인가. (끝)</p>
<p>&nbsp;</p>
<p>이승홍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운영위원)</p>
<p>&nbsp;</p>
<p>&nbsp;</p>
]]></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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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국제 앰네스티의 성 노동자 인권 보장 및 성 노동 비범죄화에 대한 정책(안)</title>
		<link>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038;p=88845</link>
		<comments>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038;p=88845#comments</comments>
		<pubDate>Wed, 12 Aug 2015 05:18:19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여성노동자]]></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category><![CDATA[성 노동]]></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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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2015년 8월 11일 국제 앰네스티 대표단 회의에서 정식으로 채택된 성 노동자 인권 보장 및 비범죄화에 대한 입장안입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강제된 성 매매나 미성년자 성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2015년 8월 11일 국제 앰네스티 대표단 회의에서 정식으로 채택된 성 노동자 인권 보장 및 비범죄화에 대한 입장안입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p>
<p>1. 강제된 성 매매나 미성년자 성 매매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br />
2. 성 매매의 전반적 비범죄화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간 합의에 의한 성 매매 규제 자체를 본질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br />
3. 성 노동자의 노동권과 정의로운 노사 관계를 명확히 지지하는 것이다.<br />
4. 다양한 부문에서의 차별, 억압, 강요가 성 매매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br />
5. 경제적 이유로 강요된 성 매매에 강력히 반대하고 소외 계층을 위한 정책을 확장하는 것을 지지한다.<br />
6. 성 매매산업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는 개인을 위한 자발적이고 강제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을 지지한다.<br />
7. 성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인 범죄화(형사 처벌)의 종식을 요구한다.<br />
8. 고객이나 제3자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성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을 위해 성 노동자의 간접적인 범죄화(형사 처벌)가 종식되기를 요구한다.</p>
<p>&nbs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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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번역]호비로비(Hobby Lobby)에는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정의가 없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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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7 Oct 2014 05:44:23 +0000</pubDate>
		<dc:creator>건강과대안</dc:creator>
				<category><![CDATA[성폭력]]></category>
		<category><![CDATA[젠더 · 인권]]></category>
		<category><![CDATA[피임·낙태·출산]]></category>
		<category><![CDATA[closely-held corporations]]></category>
		<category><![CDATA[IUD]]></category>
		<category><![CDATA[보험 적용]]></category>
		<category><![CDATA[응급피임약]]></category>
		<category><![CDATA[자궁내 삽입장치]]></category>
		<category><![CDATA[종교적 신념]]></category>
		<category><![CDATA[플랜B]]></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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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미국에서는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따라 기업이 직원들의 낙태·피임에 대한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이에 호비 로비(Hobby Lobby) 등 일부 기독교 기업들은 반발하며, ‘경구피임약을 비롯한 낙태비용에 대한 보험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미국에서는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따라 기업이 직원들의 낙태·피임에 대한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이에 호비 로비(Hobby Lobby) 등 일부 기독교 기업들은 반발하며, ‘경구피임약을 비롯한 낙태비용에 대한 보험료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 6월 30일 미국 대법원은 “종교적 신념을 위해 직원의 피임 관련 건강보험을 지원할 수 없다”며 호비 로비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피임과 낙태에 대한 논의가 왕성하지 못하다. 늦었지만, 이 판결이 낳을 영향에 대한 글을 번역해 공유한다.</p>
<h1>[번역글]호비로비(Hobby Lobby)에는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정의가 없다</h1>
<p>-알리싸 피터슨(Alyssa Peterson) : 미국의 진보를 위한 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 특별지원팀(Special Assistant), 빈곤을말하자 프로젝트(TalkPoverty) 운영진, 가정폭력 인권옹호 활동가</p>
<p>원문출처: <a href="http://talkpoverty.org/2014/07/03/hobby-lobby-supreme-court-harms-survivors-domestic-violence-low-income-women/"><span style="text-decoration: underline;">http://talkpoverty.org/2014/07/03/hobby-lobby-supreme-court-harms-survivors-domestic-violence-low-income-women/</span></a></p>
<p><span style="line-height: 1.714285714; font-size: 1rem;">&#8220;</span><span style="line-height: 1.714285714; font-size: 1rem;">여성으로서 국가의 경제사회적 생활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들의 재생산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여하에 따르게 되었다니.” - 가족계획협회(Planned Parenthood) 대 캐이시(Casey)사건의 담당 판사 산드라 데이 오코너(Sandra Day O’Connor)</span></p>
<p>월요일에 있었던 버웰(Burwell) 대 호비로비 회사 사건의 판결을 통해 보수적인 대법원 판사들은 자신의 건강을 결정할 권리가 일부 여성에게만 부여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 결정은 미국 내 취약계층 여성 일부의 재생산 권리를 약화시키기 위한 보수 세력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최신판인 셈이다.</p>
<p>여성 판사들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5명의 남성 판사들만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 호비 로비와 다른 폐쇄회사(closely-held corporations)들이, 직원의 피임을 위한 보험 급여지원을 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호비로비 회사의 소유주는 두 가지 응급피임약과 두 가지 자궁 내 삽입장치(IUD)의 보험급여적용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피임방식이 낙태를 야기할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 이 결정은 단 4가지 피임방식에 대해서만 반대하는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대법원의 결정은 ‘저렴한 의료보험법’(Affordable Care Act: ACA)의 적용을 받는 20가지 피임법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폐쇄회사에 고용되어 일하는 미국 노동자들이 전체의 52%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판결은 수백만에 달하는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p>
<p>다수의 판사가 과학과 상식을 희생으로 치르면서 이데올로기에 굴종한 것이다. 저렴한 의료보험법이 적용되는 응급피임약, 자궁 내 삽입장치, 기타 다른 형태의 피임법이 낙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의학적 근거는 알려진 바 없다. 오히려 종종 낙태를 실제로 &#8220;초래&#8221;할 수 있는 원치 않은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이 피임방식이다. 호비로비가 보험급여 적용을 반대한 자궁 내 장치는, 호비로비가 승인한 피임을 행여 사용해서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는 것보다 오히려 20배나 더 효과가 있는 방식이라는 건, 너무나 역설적이다.</p>
<p>이에 그치지 않는다. 호비로비 사건의 판결로 인해 여성들은 뚜렷하게 구별되는 경제적 계층으로 분리되었다. 즉 자신이 원하는 피임에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여성과 그렇지 못한 여성으로 갈라놓은 것이다. 이는 지불능력과 무관하게 필수예방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수백만의 여성들의 권리를 잠식하는 것이다. 긴스버그(Ginsburg) 판사가 판결 이의문에서 밝혔듯, 보험급여적용 없이 자궁 내 삽입장치를 이용하기 위한 비용은 저임금 노동자의 한 달치의 월급과 맞먹는다. 응급피임약 또한 가격이 비싸, 한 알에 $60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호비로비는 돈을 낼 수 없는 처지의 저소득 여성의 운명을 고용주에게 맡긴 것이다.</p>
<p>이 판결은 현재 가정폭력을 겪고 있거나 또는 겪을 수 있는 전체 여성 중1/3에 달하는 여성에게도 강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정폭력 생존자의 99%에 달하는 사람들의 충격적인 보고에 따르면, 가해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들의 경제적 자원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얼핏 부유해 보이는 생존자들조차 이같은 경제적 곤욕으로 사실상 저소득의 상황에 처해있다. 고용주가 피임에 대한 보험급여적용을 거부하는 경우, 생존자들 대부분은 이를 감당할 비용을 갖고 있지 못하다. 설상가상으로, 고용주가 보험적용을 회피하는 경우, 생존자와 다른 저소득층 여성이 기댈 수 있는 ‘저소득층 지원 공공의료 서비스(Title X clinics)’에 대한 기금까지 보수주의자들은 대대적으로 삭감하는 걸 지지하고 있다. 보수적인 법원과 의회의 이런 행보에 맞서는 생존자와 저소득 여성들은 속수무책이다.</p>
<p>호비로비는 여성들이 피임할 기회를 막는 한편으로 가해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피해자가 더 관계의존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생존자에게 원치 않는 임신을 강요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했느냐고? 피임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피임에 실패하도록 중간에 훼방을 놓는 식이다. 청소년 생존자의 25%는 가해한 파트너가 피임을 못하게 하면서 자신이 강제로 임신시켰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들은 경구피임약을 숨기거나 감추어 버린다. 또 의도적으로 콘돔을 찢어 구멍을 내거나 혹은 성교 중 콘돔을 빼내버린다. 또는 마치 못했다는 듯, 체외사정을 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패치, 질에 끼우는 링 또는 자궁 내 삽입장치 등의 피임방식을 강제로 제거한다.</p>
<p>미국산부인과의사협회는 이러한 강제적 임신에 맞설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추천한다. 그중 하나는 의료서비스공급자들이 경구피임약을 제공할 때, 가해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표시가 없는 봉투로 포장하라는 권고다. 또한 가해자들이 장치가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자궁 내 삽입장치를 삽입한 후 줄을 제거하도록 하는 방안이다.3개월마다 접종해야 하는 주사방식이나 매일 1정씩 먹는 경구피임약과 달리 자궁 내 삽입장치는 12년마다 교체하면 된다. 이렇게 볼 때, 자궁 내 삽입장치야말로 가해자들의 방해 없이 생존자에게 효과적인, 단언컨대 최적의 방법이다. 그런데 다섯 명의 남성 대법원 판사 나으리들 덕에, 이렇게 효과적인 자궁 내 삽입장치를 구할 길은 더 어려워졌고, 그로 인해 많은 저소득층 여성과 생존자의 삶 역시 더 힘겨워지게 된 것이다.</p>
<p>어찌 아니 감사할쏘냐, 남성 대법원 판사님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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