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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단체협상도 거부하고 있는 오병희 병원장은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노동조합과 소통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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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단체협상도 거부하고 있는 오병희 병원장은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노동조합과 소통에 나서야

정부와 병원협회는 의료 상업화 중단을 요구하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서울대병원(병원장 오병희) 노동자들이 파업 3일차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적정진료시간 보장, 의사성과급제 폐지, 환아 급식 직영 등의 요구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임금인상과 인력충원 요구를 걸고 지난 23일 오전 5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의료현장에서 종사하고 있는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요구의 절실함과 필요성에 공감한다. 최근 홍준표 도지사가 저지른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에서 보듯이 공공병원의 기능이 ‘수익’을 더 많이 남기는 기관, 더 많은 ‘영업’을 해야 하는 기관이 되어 버렸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라고 있는 병원에서 ‘영업 이익’ 과 ‘이익률’을 논하고 있고, 급기야 병원에서 ‘비상경영’ 이라는 말까지 도입돼 비상경영 선포식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비상경영’ 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상경영’ 은 그야말로 노동자들에게 네모난 삼각형을 가능하게 만들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 없다. 우리는 병원에서의 수익이 결국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나가 의사를 포함한 의료 인력의 노동력이고 또 한가지는 국민과 환자들의 본인부담에 의해서다.

 

그런데 국가 중앙병원이자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이 무리한 건물 증축 등의 과잉 투자로 일시적인 수익률을 핑계로 의사들과 병원 직원들에게 검사량을 늘리도록 압력을 넣고, 안전하지 않은 값싼 치료재료를 들여오도록 지시한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병희 병원장은 병원장이기 전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다. 병원의 비상경영이 환자들에게 어떤 위험을 가져오고 병원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그가 모를리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비상경영선포식과 같은 오병희 병원장의 행태를 보며 그가 결코 국가 중앙 병원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한다. 더욱이 함께 일하는 병원 직원이자 동료이기도 한 병원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제대로 응하고 있지 않은 지금과 같은 태도는 그의 독선과 아집이 얼마나 큰지를 더욱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판단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지난 3개월이 넘는 수 십 차례의 교섭을 통해 오병희 병원장에게 비상경영 체계의 위험성에 대해 수 차례 지적해 왔고, 비상경영 체계의 중단을 요구해 왔다. 실제로 저질의 치료재료로 인해 환자들의 치료과정에서 계속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더 심각한 사고로 가기 전에 이를 막아야 한다고 한 것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노동조합이다.

 

또한 오병희 병원장은 노동조합이 요구하고 있는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자들에게 임금 동결은 사실상의 임금 삭감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물가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동결은 실질적으로 임금삭감에 해당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병원 인력 충원 문제는 오병희 병원장만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도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병원 인력은 곧 의료의 질이며, 숙련된 인력이 많을수록 의료의 질이 높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그런데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은 23.6%로 19.5%인 사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율보다도 높다. 국가 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에 1143명의 비정규직이 있으며 12개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전체 병원 인력의 1/4 에 이르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내걸었던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약속과도 불일치하는 것이며, 국가 중앙병원 비정규 인력이 이토록 많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노동조합의 파업 투쟁 돌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급식 위탁 문제는 지금 당장 해결되어야 한다. 서울대병원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4대악 중 하나를 불량식품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 어떤 불량식품보다 우선 없애야 하는 것이 소아암 환자 등이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 위탁 급식 문제다. 환아들의 식사는 의사의 처방에 속하고 치료에 포함되는 부분이다. 오로지 인건비 절감문제로 외주하청을 주었다는 것은 전 국민을 분노케 하는 일이다. 아이들의 생명을 외주하청 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건의료인의 이름으로 우리는 요구한다. 국공립병원이자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내건 요구가 수용되어야 한다. 오병희 병원장은 독선과 오만을 버리고 환자들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 공간이 제대로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 이윤보다 생명이다. 건강은 상품이 아니다. 우리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의료 공공성 확보와 병원 인력 충원을 포함한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지지하며 끝까지 연대하며 싸워나갈 것이다.(끝)

 

 

2013. 10. 25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출처

|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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