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공공의료]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단식 8일째 맞은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단식 8일째 맞은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진주의료원 폐업은 공공의료 포기하겠다는 것”

양우람  |  against@labortoday.co.kr

매일노동뉴스 2013.04.18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785








 
양우람 기자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의 핵심은 정부·지자체가 적자를 이유로 공공의료 서비스를 포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공공의료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서민과 노동자에게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리겠다는 것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는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으면, 앞으로 비슷한 일이 끊임없이 발생할 거예요. 노동자 전체가 나서 막아야 합니다.”

이른바 ‘투쟁하는 의사’로 유명한 우석균(51·사진)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 서울시 종로구 보건복지부 앞에서 지난 10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우 실장은 지금껏 정부의 각종 의료정책을 무수히도 비판해 왔지만, 단식까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진주의료원 폐업이 품고 있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뜻이다.

우 실장은 단식 8일째를 맞은 17일 정오 보건복지부 앞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진주의료원 사태는 향후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어디로 나아갈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방의료원 활성화와 공공의료기관 확충 등 스스로 약속한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너무 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70%인데, 우리나라는 병상수 기준 10%, 기관수로는 5.9%밖에 안 된다. 재정적자를 이유로 폐쇄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남아 있을 수 있는 공공병원은 거의 없다.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겠다는 것은 의료의 공공성을 일체 인정하지 않고, 오직 돈벌이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재 강원도의회도 지역 내 의료원 폐지를 검토한다고 한다. 남원의료원은 단체협약을 해지했다고 하고. 벌써부터 혼란이 감지된다. 진주의료원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느냐를 결정하는 문제다.”

- 경상남도의 환자 강제퇴원 조치도 논란이 됐는데.

“200여명의 입원 환자 대다수가 며칠 만에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어떤 방식이 동원됐는지는 보건복지부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환자의 진료권을 짓밟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야만이다.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헌법 제36조3항 위반이다. 가난한 환자부터 쫓겨났다.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 ‘병원에서 퇴원할래, 수급권 포기할래’라고 했다고 한다. 환자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의사들도 쫓겨났다. 남아 있는 환자들한테는 죽으라는 얘기다.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백주대낮에 민간병원이 아닌 공공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

- 일반인들은 공공의료기관 기능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 환자를 위한 적정진료와 필수진료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산부인과를 예로 들면 원활한 출산과정을 돕기 위해 분만실·인큐베이터·신생아 중환자실 등의 부대시설이 운영되는데 사실 돈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역민들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시설이다. 사스·신종플루가 창궐했을 때 민간병원이 거부하는 환자를 수용한 곳도 지방의료원이다. 이 밖에 응급의료센터·장애인치과·행려병자 수용 등 지방의료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수없이 많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화두로 삼고 있는 복지를 의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지방의료원은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민간의료기관도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간병원에서도 공공의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을 악용하는 것이다. 본래의 취지는 공공의료기관이 적어서인데, 이를 근거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한단다. 말이 안 된다. 어떤 민간병원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산부인과나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려 들겠는가. 설사 그런 민간병원이 있더라도 그 비용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된다. 비용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를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도민의 뜻에 맡긴다”고 했는데.

“명백한 책임회피다. 대통령의 지시는 분명해야 하는데 뒷짐 지고 보겠다는 것이다. 백 번 양보해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부담이나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등을 안 지키더라도 있던 지방의료원을 폐쇄하는 것은 안 된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 영리병원에서부터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더니 박근혜 정부는 공공병원 폐쇄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 1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열린다.

“홍준표 도지사에게 1차적 책임이 있지만,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지 않은 보건복지부와 정부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방의료원 활성화와 지역공공의료 확충 등을 공약했다. 박 대통령이 끝까지 진주의료원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자신의 공약을 스스로 파기한 것이다.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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