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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집 못사는 30대, 수입차사고 해외여행 간다

집 못사는 30대, 수입차사고 해외여행 간다

[CBS노컷] 입력 2012.10.19 06:09





[CBS 김학일 기자] 집을 살 능력이 없거나 집을 사는데 의미를 두지 않는 3,40대에서 수입차 구입과 해외여행 등 국부 유출성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 수입차 개인 고객 10명 중 4명이 30대

지난달까지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10.1%로 한 달에 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한국수입차 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수입차를 산 개인 고객은 5만 4705명이다. 이 중 30대가 36.5%로 가장 많다. 수입차를 사는 사람 10명 중 4명이 30대인 셈이다.

40대는 만 4951명으로 27.3%를 차지한다. 3,40대를 모두 합치면 64%를 넘는다. 반면 50대는 9499명으로 17.4%, 60대는 3980명으로 7.3%에 그쳤다.

한국 수입차 협회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도에만 해도 개인 고객 중 50대가 19.6%, 60대 12%나 돼 나름대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10여년 사이에 5,60대의 수입차 소비가 줄고, 3,40대 그 중에서도 30대가 수입차 시장의 최대 고객이 된 셈이다.

이는 수입차가 최근 중소형차 모델 뿐 만 아니라 3000만 원대 중형 세단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30대를 향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해외여행도 30대가 최다

해외여행도 30대가 주도한다.

문화관광부의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2011년 해외여행 출국자 중 30대가 2,648,733명, 20.9%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40대가 19.5% 20대 15.6%, 50대 15.6%의 순서였다.

2010년에 비해 30대는 2.1% 증가한 데 비해 40대는 1% 증가한데 그쳐, 30대의 해외여행이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뒷산 오를 때도 에베레스트 산 등정용 차림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웃도어 시장이 최근 급격히 성장한 것도 3,40대의 소비와 관련이 있다.

◈ 30대 소비의 물질적 근거는?

경기 불황 속에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이처럼 30대의 소비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고소득 전문직종에 일찌감치 편입된 30대의 소비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30대 상당수의 소비는 오히려 집을 살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집을 살 능력도 없고, 장기적인 경제 비전도 없으니, 아예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이 부분을 소비로 돌린다는 것이다.

◈ 집을 살 수 없는 30대의 슬픈 이야기

국민은행 홍춘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전 같았으면 30대 초반부터 열심히 종자돈을 모아 30대 후반이후 주택을 구입했다고 하면, 지금은 개인적인 능력에 비해 주택 가격이 너무 올라 집도 사지 못하고, 전세와 월세를 전전하며 저축해야 할 돈을 수입차와 명품 구입, 해외여행 등과 같은 고급 소비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소비는 답답한 경제 현실에서 오는 우울증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를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어찌 보면 집을 살 수 없는 30대 세대의 슬픈 현실 이야기”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수입차 협회 윤대성 전무는 “30대가 수입차를 구입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예전에 비해 가격이 내린 점도 있지만, 30대가 집을 사는데 의미를 두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 만의 개성적인 소비생활을 즐긴다는 점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불황을 견디는 힘은 저축

흔히 불황을 견디는 힘은 저축에서 나온다고 한다. 실제 우리 사회의 민간 부분이 IMF위기를 견딜 수 있었던 힘도 98년 18.6%나 되던 저축률에 있었다는 평가이다.

18.6%나 되던 저축률이 2000년 8.6%로 급격히 줄었는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10%에 해당되는 저축률을 꺼내 쓰면서 위기를 넘긴 셈이다.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20년간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개인들이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저축률이 어느 정도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불황이 막 시작됐던 91년 일본의 저축률이 15.9%나 됐다.

반면 우리 사회의 저축률은 갈수록 줄어 지난해 기준으로 2.7%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낮은 저축률로 버틸 힘이 없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30대의 소비가 수입차나 해외여행처럼 국부 유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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