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광우병] 정치 사기극인 미국쇠고기 완전개방 (우희종)

정치 사기극인 미국쇠고기 완전개방









[미디어 바로미터]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대 교수







출처 : 미디어오늘 2010년 07월 21일 (수) 15:55:21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대 교수 ( media@mediatoday.co.kr)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757


한미 FTA와 관련해서 미국은 자동차와 더불어 미국 쇠고기 완전 개방 수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캐나다와의 쇠고기 수입 협상도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완전개방은 어쩔 수 없는 분위기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WTO 제소를 한 캐나다는 최근 한국과 캐나다 단독 협상을 요청해 왔으며, 조건도 굳이 30개월 이상을 요구하지도 않고 있다. 캐나다는 완전 개방을 요구하지 않고 있는데 왜 미국은 완전개방이란 국제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억지에 가까운 요구를 하느냐의 문제다.

한미 FTA를 담당하는 미국 통상대표부(USTR)처럼 과연 미국 내 대부분의 축산업자들도 완전 개방을 원하는 것일까. 내막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 내에서도 30개월 이상 소의 도축 비율은 매우 낮다. 더욱이 그나마 안정적으로 된 한국에서의 미국 쇠고기 수입 상황을 볼 때 수입국에서 원하지도 않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굳이 수출해서 얻게 될 이익은 치명적으로 악화될 한국 내의 미국 쇠고기 이미지와 비교해서 결코 크지 않다. 미국 축산업자들도 바보가 아니기에 이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현재 미국내 축산 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에 완전개방 요구는 결코 이득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가 단독 협상을 요구해 온 배경도 이와 유사하다.


미국 통상대표부와 더불어 유독 한국에 대해서 미국 쇠고기 완전 개방을 요구하는 미상원의 보커스 의원의 출신 지역은 축산을 기반으로 하고 더욱이 30개월 이상 소의 도축 비율도 높은 주 출신이다. 이점을 생각해 볼 때 2년 전 미국 쇠고기 수입개방 결정이나 현재 한미 FTA 타결 과정에서의 쇠고기 논란은 결코 자국민의 안전이나 합리적 근거에 의거하기보다는 그 어느 쪽이건 정치적 목적으로 좌지우지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과학과 합리적 접근이 아니라 정치·경제적 논리로 정치꾼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표를 의식해서 주장한 것에 불과하다.


미국과 자유무역체결을 맺고 있는 바로 옆 나라인 멕시코도 최근 들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수입으로 협상을 마무리했음을 생각할 때 한미 FTA를 빌미로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쇠고기 완전 개방이란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권력을 지닌 일부 미국 정치인들의 입지 강화의 일환이고, 더 나아가 미국통상 대표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결코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말도 못 꺼낼 그런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한국 정부는 언제나 미국을 대신해서 자국민들에게 홍보를 대행해 왔다. 따라서 완전개방이란 국제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은 이를 내세우다가 마치 선심 쓰듯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양보해 미국 축산업계의 실익을 챙기면서 그 대가로 다른 분야에서의 무언가를 챙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것이야말로 미국 통상대표부의 능숙한 협상기술이 아닌가 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계적으로 광우병에 대한 통제와 관리에 성공한 사례는 오직 유럽 연합(EU)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광우병 통제에서 과학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EU의 과학 기준과 정책이다. EU처럼 엄격한 기준과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에 광우병 발생이 감소한 것이고, 이에 따라 최근 EU에서도 그 기준과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완화된 조건도 현재의 미국 조건보다 엄격한 것을 고려한다면, 한미 FTA 협상의 선결 조건 중의 하나라는 미국 쇠고기의 완전 수입개방이 얼마나 억지에 가까운, 유리한 협상 타결을 위한 허울 좋은 명목에 불과한지 알 수 있다. 불행히도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치꾼들의 정치경제 논리에 애꿎은 양국의 국민들이 놀아나고 있다. 한국 사회를 그토록 혼란에 빠트린 촛불 사태가 바로 이런 사기극에 가까운 정치꾼들의 정치 장난으로 빚어진 것은 허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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