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기후변화] ’2035년 히말라야빙하 소멸’, 어떻게 유엔 공식입장이 됐나

’2035년 히말라야빙하 소멸’, 어떻게 유엔 공식입장이 됐나
‘기후변화 전문기자’ 피어스의 고백…”과학자에 대한 신뢰 상실”


출처 : 프레시안 기사입력 2010-01-24 오후 3:38:51


유엔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2007)에 인용된 ’2035년 히말라야 빙하 소멸’ 예측은 한 과학자가 1999년 인터뷰에서 한 발언일 뿐인데, 과학적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실린 것으로 드러났다.


IPCC는 이 발언이 마치 과학적 근거가 있는 예측처럼 보고서에 인용된 것은 ‘인간적 실수’였다고 해명했다.(☞관련 기사:지구온난화 이론, ‘과학적 사기극’으로 전락하나)


“오보는 아니었다. 하지만…”


하지만 당시 영국의 과학주간잡지 <뉴사이언티스트>의 기자로 문제의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프레드 피어스 기자는 23일 영국의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원문보기)에서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피어스 기자는 기후변화에 대해 과학계에서 가장 정확한 기사를 쓰는 것으로 정평있는 저널리스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내 기사가 오보는 아니었다”면서도 “그는 그렇게 말한 권위자였고, 나는 그저 받아쓴 사람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피어스는 IPCC가 얼마나 부실하게 문제의 예측을 보고서에 인용한 것인지 전하면서, “과학자들이 기자들보다 더 엄격한 기준에 맞춰 일한다는 내 믿음은 상실됐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IPCC의 보고서에 문제의 예측이 포함된 것은 ‘실수’라는 파차우리 IPCC 위원장의 해명은 믿기 어려워진다.


다음은 이 글의 전문이다.<편집자>


특종기사가 전세계에 알려져 높은 분들에게 충격을 주게 되면 기자들은 시달리게 된다. 하지만 11년 전에 쓴 기사로 소동이 벌어지면 현기증이 날 정도가 된다.


1999년 나는 <뉴사이언티스트>에 저명한 인도의 빙하학자의 말을 인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2035년 경 히말라야의 모든 빙하가 녹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를 썼다.


시예드 하스나인은 이 예측이 국제설빙위원회에 제출한 내부 보고서에서 자신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8년 뒤 똑같은 주장이 IPCC의 보고서에 반복되었다.


나는 기후변화에 대해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 하지만 영국의 빙하학자들이 문제의 예측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내게 경고해준 뒤 오래 전부터 이런 주장을 반복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IPCC 보고서에 실렸기에, 다시 믿었다”


이때문에 나는 2007년 IPCC 보고서에 문제의 예측이 포함됐을 뿐 아니라 IPCC 위원장이 지난해말 이 예측을 옹호한 것을 보고 놀랐다. 나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가 열리기 전에 이 예측은 완전히 검증되었음에 틀림없다고 이해했고, 나 스스로도 이 예측을 다시 내가 쓰는 글에 언급했다.


따라서 캐나다의 한 빙하학자가 이메일을 내게 보내 “2035년 히말라야 빙하가 모두 소멸된다는 예측은 여전히 헛소리일 뿐 아니라, IPCC 보고서의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지 추적해보니 당신이 쓴 옛날 기사였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말을 듣고 입이 딱 벌어졌다.


게다가 하스나인의 보고서에는 나에게(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했던 내용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내가 오보를 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스나인이 나에게 말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말한 권위자였고, 나는 그저 받아쓴 사람이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기자들보다 더 엄격한 기준에 맞춰 일한다는 내 믿음은 상실됐다. 예전에 쓴 문제의 글은 음식을 담는 봉투로 쓰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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