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명]21대 국회는 임신중지 비범죄화 적극 추진하라!

[21대 국회 개원을 맞이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성명서]
“21대 국회는 임신중지 비범죄화 적극 추진하라!”

대한민국 21대 국회가 5월 30일부터 시작되었다. 신종 감염병 위기와 경제 위기 속에서 21대 국회는 그 책임이 더욱 무겁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기저질환에 시달리던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파도 쉬지 못하는 대다수 노동자·영세자영업자들과 무급휴직·실업·신규채용감소 등으로 물류창고 일용직 알바 등을 전전해야 하는 청년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는 노인·장애인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회피로 인한 여성의 건강권/성·재생산권 침해
여성들의 경우 가족 돌봄의 책임과 부담 가중이라는 이중의 곤란함에 처해있다. 얼마 전 전국의 3백여 명 여성들에게 판매되다가 적발된 가짜 ‘낙태약’(유산유도제) 소식은 그간 우리 사회가 미뤄둔 문제들이 위기 시기 더욱 취약한 이들의 건강과 존엄의 권리를 어떻게 침해하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관련 법 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여성의 건강권 및 성과 재생산의 권리는 계속하여 침해되었고, 코로나19로 임신중지 접근권이 더욱 제약되자 가짜 ‘낙태약’(유산유도제) 불법유통이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이다.

이제 21대 국회가 응답할 차례!
우리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1년을 맞이하여 지난 4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여성의 요구에 응답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임신중지를 전면적으로 비범죄화하고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보장하는 대안적인 법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국민은 스스로 삶을 존엄하게 결정할 헌법상의 권리가 있으며, 특히 임신·출산이 여성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여성의 임신중지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이제 온전하게 법·제도로 보장되어야 한다. 나아가 여성을 처벌한다고 태아의 생명보호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즉 ‘낙태죄’의 실효성 없음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확인이 된바, 임신유지/중지 및 출산과 양육 전반의 권리에 대한 환경 조성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다.

임신중지 전면비범죄화,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공공의료 확대, 성·재생산 권리 보장하라!
이러한 의무와 책임을 20대 국회는 결국 회피하였다. 이제 21대 국회가 응답할 차례이다. 입법개정 시한이 반년 남짓 남았다. 우리는 2020년 5월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21대 국회 300명 의원들에게 준엄하게 촉구한다. 지체없이 ‘낙태죄’ 폐지 이후의 법안 마련에 나서라! 임신중지 전면비범죄화,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공공의료 확대, 성과 재생산 권리보장을 위한 역할을 다하라! 코로나 위기와 경제 위기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건강과 존엄이 더욱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21대 국회의 마땅한 역할을 명령하며, 2020년을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 및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의 첫 번째 해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2020. 6. 1.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건강과대안,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노동당, 녹색당, 민주노총,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불꽃페미액션,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SHARE, 여성환경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장애여성공감, 전국학생행진,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탁틴내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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