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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

건강과대안이 번역, 출판한 책입니다.

morbid

추천글
김종철 (《녹색평론》발행인)
: 오늘날 의술의 발전상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그런데도 왜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질병이 자꾸만 창궐할까? 병원은 늘 북새통을 이루고, 새로운 약품은 끊임없이 개발되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아까운 목숨을 잃거나 여생을 폐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상은 어째서 개선될 기미가 없는가?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의료의 상품화, 즉 돈이 안 되는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자본주의적 논리에 현대적 의료 체제가 이미 깊숙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폴라니는 인간, 토지, 자본이라는 결코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될 것들이 상품이 되어 버린 데서 근대 이후 세계의 근본적 비극과 재난이 시작되었다고 말했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리의 삶을 추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만드는 원흉이 바로 의료 상품화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절감한다. 의료 기술의 발전이 한갓 자본축적의 수단이 아니라 만인을 위한 공공재가 되려면 현대적 의료를 지배하는 정치경제적 논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중요한 책이다.

조홍준
: 우리는 건강이 개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나아간다고 해도,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불충분하거나 정부가 제대로 된 의료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개인의 건강을 이해하려면 근본적인 원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더 정확하게는 신자유주의가 건강과 의료를 상품화하고, 국가의 책임을 시장에 맡김으로써 건강 수준이 나빠지고, 건강 불평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영국·인도·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사례를 통해 신자유주의가 건강과 의료 제도에 초래한 나쁜 결과를 실증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진보와 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의료 산업화와 민영화를 끊임없이 추진하려 하고 있는 한국에 큰 가르침을 줄 것이다.

김공회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촛불 시민 혁명’ 이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다. 모든 국민에게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것은 분명 현대 복지국가의 핵심 역할이다. 그러나 만약 대중의 건강 악화와 양극화가 자본주의 발달의 필연적 결과라면 어쩔 것인가? 실제로 우리는 최근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 수준의 저하 원인이 거듭된 경제 위기였음을 생생히 확인하고 있다. 국가 역할 최소화를 부르짖는 신자유주의하에서 정부의 복지 재정이 줄지 않은 것은 이런 모순의 결과다. 그러니 만약 복지국가가 낭비적이라면, 그 근본 원인은 자본주의 자체에 있는 셈이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 좌파의 등불이었던 ‘소셜리스트 리지스터’가 기획한 『자본주의의 병적 징후들』은 이런 사정을 잘 다루고 있다. 특히 ‘리지스터’ 특유의 이론-현실 분석의 결합과 글로벌한 시각이 돋보인다.

목차
1장 건강, 보건의료 그리고 자본주의
2장 의료의 본질: 상품이냐 연대냐
3장 불평등과 건강
4장 거대한 부 : 보건의료 산업의 자본축적
5장 세계를 대상으로 한 거대 제약회사들의 의료 마케팅
6장 미국의 의료 개혁과 스톡홀름 증후군
7장 유럽 보건의료 제도의 시장화
8장 작업장의 모순 : 캐나다 의료 노동의 통제권을 둘러싼 투쟁
9장 아프리카 모성 사망의 현주소 : 젠더 렌즈로 분석한 보건의료 체계의 실패
10장 비만과 굶주림 사이 : 자본주의의 식품 산업
11장 텔레비전 의학 드라마 : 의료라는 새로운 소재
12장 쿠바의 보건의료 정책 : 국내외적 차원
13장 중국 보건의료 부문의 이중 운동
14장 ‘모두에게 건강을’ 선언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 인도의 경우
15장 세계 보건 정책의 수립
16장 포괄적 보건의료 운동의 건설 : HIV 에이즈 운동의 본보기
17장 병든 사회의 정신 건강 : 사람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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